러시아 당국이 교통사고 근절을 위해 성전환자 등에 운전면허 발부를 금지하는 법을 실시해 논란이라고 BBC 등 외신이 8일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당국은 이날 성전환자를 포함해 성도착증, 관음증, 노출증 등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이들을 ‘성적 장애’ 범주로 분류하고 이들에 자동차 운전 권한을 주지 않는 법령을 공식 발표했다. 병리적 도박, 강박적 절도 등 행동 장애를 가진 환자들도 규제 대상에 올랐다.

러시아 당국은 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질병분류(ICD)를 인용해 이 같이 분류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IDC는 정체성 혼란이나 행동 장애도 질병으로 간주하고 있다. 당국은 이 법령을 통해 지나치게 늘고 있는 교통사고 건수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새 법령이 발표되자 인권 단체와 전문가들은 비판에 나섰다. 러시아 인권 변호사 단체는 즉시 성명을 내고 “러시아 정부의 결정은 인권에 대한 중대한 침해를 가져올 것”이라면서 “시민에 대한 편견을 보여주는 법령”이라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러시아 헌법재판소에 정확한 질병 분류를 요청하고 국제인권기구와 협력해 문제 해결에 나설 방침이다. 미카일 스트레코프 정신과 의사도 BBC와의 인터뷰에서 “법령이 명시한 ‘정체성 혼란’의 정의가 매우 모호하다”며 “일부 장애는 차를 안전하게 운전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법안이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주장이 나온다. 러시아 운전기사 노조의 알렉산더 코토프는 “우리는 길에서 너무 많은 죽음을 목격한다”며 “운전자 자격 요건에 의료적 측면을 강화하는 일은 충분히 정당하다”고 말했다.

신지후기자 h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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