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강원 양양군의 농가주택 화재로 30대 여성과 세 자녀 등 일가족 4명의 목숨을 앗아간 참변은 평소 알고 지내던 이웃집 40대 여성의 방화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속초경찰서는 8일 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인 이모(41)씨를 현존건물방화치사 혐의로 긴급체포 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씨는 혐의 사실 일부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2월29일 양양군 현남면 정자리에서 발생한 주택화재로 박모(39ㆍ여)씨와 큰 아들(13), 딸(9), 막내 아들(6) 등 일가족 4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박씨와 숨진 세 자녀의 혈액에서 수면유도제 성분이 검출됐다. 박씨는 교통사고 후유증을 앓고 있는 남편과 떨어져 기초생활수급비 등으로 생활하던 가운데 참변을 당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경찰은 사고 직후 이씨의 차량이 화재 현장 근처 폐쇄회로(CC)TV에 찍혔고, 숨진 박씨 집에서 ‘이씨에게 1,000여 만원을 빌려줬다’는 메모가 발견된 점, 방안 휘발유 흔적, 이씨가 범행 당일 약국 2곳에서 수면유도제 성분이 든 약을 처방 받은 점 등을 감안해 이씨를 방화 용의자로 지목했다. 경찰은 “이씨가 빚 독촉을 받자 불을 지른 것으로 추정된다”며 “공범이 더 있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속초=박은성기자 esp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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