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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1인 가구를 위한 고찰

입력
2015.01.0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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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00년 15.5%에 그쳤던 국내 1인 가구 비율은 2010년 23.9%로 급증했으며 2015년에는 25%를 넘어서면서 전통적인 4인 가구 비율을 앞지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 20대인 사람들이 40대가 되는 2035년에는 1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34.3%, 자녀 없는 부부가구가 34%에 달해 이들이 가장 많은 가족의 형태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기업들은 ‘소비의 큰 손’으로 부상하는 1인 가구를 잡기 위해 그들의 소비패턴에 조목하고 요구에 맞는 맞춤형 제품 개발에 박차는 가한다는 소식이다. 시장의 대책은 경제적 독립이 가능한 1인 가구에 집중돼 있다. 1인 가구를 위한 콤팩트한 가구와 좁은 면적에서도 복합적 기능을 가진 가구들은 이미 새로운 아파트나 오피스텔을 장식하기 시작한다. 1인 테이블을 갖춘 식당, 가전제품의 소형화 등 1년에 소비하는 1인 가구의 50조 시장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1인 가구가 늘어나는 원인은 결혼 적령기가 늦어져 결혼하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나서일까? 만혼의 영향으로 결혼하지 않은 젊은 세대의 양적 증가는 분명히 통계의 한 측면을 구성한다. 하지만 단독으로 가구를 구성하는 경향은 젊은 세대에서만 제한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라 전 연령대에서 나타나는 전 생애적 현상이다.

더욱 뚜렷한 것은 1인 가구의 확대는 젊은 세대가 아닌 노인 인구에서 가장 확연하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2035년에는 전체 1인 가구 중에서 65세 이상 노인 1인 가구가 전체의 45%에 이를 것이란 예상이다. 연장된 평균 수명의 영향으로 혼자 살 가능성이 높아지는 추세 속에 놓여 있다. 지금 40대들이 노인 연령이 되었을 때 현재의 노인보다 혼자 살게 될 가능성은 꽤 높아지는 셈이다.

증가하는 1인 가구는 50조원의 신종 시장에서 고객으로 제대로 대접받는 가구가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욕심에 재대로 응답할 수 없는 한계 집단이 더 늘어난다는 것이다. 화려한 싱글은 판타지에 가까운 것이며, 경제적으로 독립하기 어려운 한계집단이 늘어나는 것이 현실이다. ‘혼자 산다’ 앞에 생략된 말을 생각해 보자. 스스로 원해서, 어쩔 수 없어서, 가족에게 밀려나서…. 혼자 사는 것이 대세인 요즘, 발생한 문제만 해결하는데 초점을 맞춘 정책으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이덕무의 ‘김신부부전(金申夫婦傳)’이란 산문을 보면, 1790년 2월 정조는 한성부에 가난해서 결혼하지 못한 사람을 조사해, 돈 500푼과 포목을 끊어 결혼비용으로 도와주게 하라고 명한다. 이에 도움 받아 한양의 모든 처녀총각이 사라졌는데, 총각 김씨와 처녀 신씨만 결혼하지 못했다. 도와준 비용으로도 혼인을 치르기 힘든 가난과 상대적으로 낮은 사회적 지위 때문에 결혼을 약속한 집에서 거부한 경우였다. 하지만 결국 이 둘은 역경을 이기고 결혼하게 된다는 내용을 담은 것이 김신부부전 이다. 혼기를 놓친 처녀 총각을 결혼시켜 인구를 늘리고 조세 수입을 늘리려는 지배층의 의도라고만 생각할 일은 아니지 싶다. 사회적으로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는 정책에서도 220여 년 전의 정책이 지금보다 못하지 않다. ‘독신세’라는 발상과 비교하면 말이다.

늘어나는 1인 가구를 줄이기 위해 강제력을 동원하는 것이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인간의 비참함’을 벗어나게 하려는 개인의 존중과 안전한 생활 형태를 이룰 수 있는 사회 제도를 고민해야 할 때다.

김정숙 홍보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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