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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예의 바르게 행동, 아내와 딸 살해 안 믿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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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예의 바르게 행동, 아내와 딸 살해 안 믿겨"

입력
2015.01.08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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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모녀 살해범 주변 반응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한 아파트에서 목이 졸려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세 모녀의 시신이 발견된 사고 현장의 아파트 103동 701호 앞에는 취재진들만 있다. 배우한기자 bwh3140@hk.co.kr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한 아파트에서 목이 졸려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세 모녀의 시신이 발견된 사고 현장의 아파트 103동 701호 앞에는 취재진들만 있다. 배우한기자 bwh3140@hk.co.kr

8일 오후 아내와 두 딸을 목 졸라 살해한 강모(48)씨의 서울 서초동 아파트는 비어 있었다. 7일자와 8일자 신문 두 부만 현관 앞에 접힌 채 놓여 있었다. 강씨 가족의 평소 근황과 행적을 묻는 질문에 아파트 주민들은 대답을 피한 채 무거운 표정으로 발길을 돌렸다.

강씨가 아내 이모(44)씨와 두 딸을 살해한 지 이틀이 지났지만 주변 사람들은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이었다.

직장을 그만둔 강씨가 2013년 11월부터 지난해 12월 30일까지 출퇴근한 지하철3호선 남부터미널역 인근 고시원 건물의 주차 관리인 A(70)씨는 “한결 같이 깍듯하고 예의 바르게 행동하던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그가 본 강씨는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 노력하는 사람이었다. 말투만 봐도 교육을 잘 받고 자란 심성 고운 사람이라는 게 느껴졌다고 A씨는 전했다.

A씨에 따르면 강씨는 오전 8시 30분이면 고시원으로 출근해 오후 6시 30분이 되면 어김없이 퇴근했다. 그래서 소설가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지만 고시원 총무는 강씨가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만 있다고 전해줬다. 강씨는 주차할 때는 주차선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을 정도로 행동이 반듯했다. A씨는 “방을 빼던 날(지난해 12월 30일) ‘양재동에서 친구 두세 명과 사무실을 차린다’며 떠났던 강씨가 어떻게 그런 일을 저질렀는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한숨을 쉬었다.

아끼던 딸과 두 손녀를 한꺼번에 잃은 강씨의 장인 장모와 강씨의 부모는 이날 오후 4시쯤 이들의 시신이 안치된 서울 용산구의 한 대학병원 장례식장을 찾았다. 강씨의 장인은 참담한 표정으로 “사회의 죄인이 된 심정이다. 할 말이 없다”며 입을 닫았다. 장모는 “딸은 알뜰했고, 외손녀는 학원에 안 다녀도 될 정도로 머리 좋기로 유명했다”며 “학원비를 대느라 경제 사정이 안 좋아졌다는 건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사위에 대해 “교우관계가 원만하고 나한테도 잘 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딸과 외손녀의 생명을 앗아간 사위의 행동이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이씨와 두 딸의 시신은 9일 오전 서울 원지동 추모공원에서 화장될 예정이다.

한편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법 윤강열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소명되는 범죄 혐의가 매우 중대하고 도주할 우려가 있다”며 강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구속된 강씨는 6일 검거된 후 사흘 째 음식을 입에 대지 않아 기력이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강씨는 “아내와 딸의 시신이 영안실에 안치돼 있는데 음식이 입에 들어가겠느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12일과 13일 이틀에 걸쳐 현장검증을 실시할 예정이다.

안아람기자 oneshot@hk.co.kr

장재진기자 blanc@hk.co.kr

한형직기자 hj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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