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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낮아지는 물가 전망… 글로벌 디플레 공포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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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낮아지는 물가 전망… 글로벌 디플레 공포 가속화

입력
2015.01.08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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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낮아지는 물가 전망… 글로벌 디플레 공포 가속화

선진국과 신흥국을 가릴 것 없이 전세계를 휩쓰는 저물가 현상이 글로벌 디플레이션 공포를 갈수록 고조시키고 있다. ‘물가 하락→소비ㆍ투자 연기→경기 후퇴’로 이어지는 디플레의 망령은 전세계가 대공황 이후 80여년 만에 처음 겪는 현상. 5년 만에 디플레가 다시 현실화된 유럽에 이어, 미국과 중국도 저물가에 고심 중이고 우리나라에도 올해 0%대 초 저물가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전문가들의 경고 수위도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8일 국내외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동기 대비 -0.2%)이 2009년 이후 5년 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내려 앉은 유로존은 이달 물가가 더 내려갈 거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BNP 파리바의 한 전문가는 7일(현지시간)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유로존 물가상승률이 1월에는 -0.5%로 더 주저앉을 것”이라며 “물류, 정부 서비스 비용 등까지 포함한 종합물가지수(GPI)는 올해 상당 기간 마이너스를 면하지 못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나 홀로 회복세’에 있는 미국조차 목표(2%)보다 낮은 저물가에 우려를 나타내는 가운데, 세계 2대 경제권인 중국발(發) 디플레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중국의 생산자물가지수는 2011년 이후 최근까지 10%나 하락했고, 소비자물가도 6%대에서 작년 11월 1.4%까지 떨어진 상태다. 고도성장기 과잉설비의 후유증으로 기업들이 재고 떨이에 나서면서 낮은 물가를 더욱 끌어내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이 디플레로 각종 수요를 줄일 경우, 원자재 생산국은 물론 미국ㆍ유럽 같은 선진국의 통화정책에도 큰 충격을 줄 것이란 우려가 높다.

우리나라의 물가상승률도 올해 0%대에 머물 거란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삼성증권과 크레디트 스위스는 이날 올 한국의 물가상승 전망치를 각각 기존 1.4%와 2.9%에서 0.9%로 대폭 낮췄다. 담뱃값 인상요인(+0.6%포인트)을 빼면 사실상 0.3%의 ‘제자리 물가’ 시대를 예고한 셈이다.

이 같은 글로벌 저물가의 공통 배경인 국제유가 급락세는 여전히 바닥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태다. 7일 배럴당 46.60달러까지 더 하락한 두바이유 가격에도 불구, 시장에선 20~30달러대 유가를 점치는 전망이 적지 않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이날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유가 각각 40, 35달러 아래로 떨어질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각국에선 물가 자극을 위한 대대적 통화완화책과 금리상승 조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선 “유로존 등의 디플레 우려가 과장됐으며 저유가는 결국 경기에 도움이 될 것”이란 반론도 나오지만 비관론은 갈수록 힘을 얻는 분위기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글로벌 유가하락의 근본 배경은 실물 경제의 수요부진 우려라는 점에서, 특단의 조치가 없는 한 최근의 디플레 공포는 쉽게 벗어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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