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연한 전작선 시청률 저조 눈물
"가장 잘하는 역할을 찾은 거죠"
시청자들 호평... 주말극의 퀸 복귀
“캔디형 주인공? 가장 잘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은 거죠.”
배우 한지혜(33)가 1년 만에 웃었다. 한지혜는 지난해 2월 KBS 드라마 ‘태양은 가득히’에서 사랑하는 약혼자를 잃고 깊은 슬픔에 빠진 한영원을 연기했지만 2%대의 저조한 시청률 때문에 “주인공으로서 부담스럽기도 하고 책임감도 많이 느낀다”며 눈시울을 적셨던 적이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르다. MBC 주말극 ‘전설의 마녀’로 26.6%(4일 방송ㆍ닐슨코리아 제공)라는 높은 시청률을 보이며 시청자들에게 다시 한번 눈도장을 받았기 때문이다.
8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만난 한지혜는 “시청률이 저조하면 내가 모자란 부분이 무엇이었는지,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이었을지 고민하게 된다”며 “그래서 ‘전설의 마녀’를 선택했고 좋은 작품을 만난 것이 요즘 내게 가장 큰 기쁨이자 행복”이라고 활짝 웃었다.
한지혜는 캔디형 여주인공으로 출연했던 MBC 주말극 ‘금 나와라 뚝딱’(2013)과 ‘메이퀸’(2012)에서 2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해 ‘주말극의 퀀’으로 불렸었다. 그런 그가 ‘태양은 가득히’로 연기 변신을 꾀했지만 결과가 좋지 못했다. 그러다가 ‘전설의 마녀’에서 절치부심 끝에 역경을 이겨내고 성공하는 캔디 캐릭터로 돌아온 것이다.
“‘전설의 마녀’에는 여자들의 우정이나 가족애, 성장 스토리 등이 나오는데 이 같은 내용의 역할이야 말로 제가 가장 잘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태양은 가득히’를 하면서 배운 점도 많아요. 일주일에 4, 5일은 눈물로 지새웠는데 ‘전설의 마녀’도 초반부터 남편을 잃고 장례를 치르고 교도소에 끌려가는 등 인생 역경이 많았죠. 감정 연기가 어려웠는데 그런 점에서 도움을 받았어요.”
‘전설의 마녀’ 속 한지혜의 캐릭터는 다소 뻔하다. 고아에 지방대학 출신으로 재벌가의 맏며느리가 됐다가 남편이 죽자 억울한 누명으로 감옥에 갇히지만 결국에는 제빵사로 성공하는 연기를 펼친다. 선악구도나 출생의 비밀 등 자극적인 장치들이 가미될 예정이라 시청률이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
‘전설의 마녀’에서는 김수미와 고두심, 오현경 등 연륜 있는 배우들의 코믹 연기가 돋보인다. 극중 한지혜의 교도소 동료인 이들은 출소 후 빵집을 함께 운영하는 ‘의리녀’로 나온다. 한지혜는 이런 선후배간의 연기 호흡을 높은 시청률의 요인으로 꼽았다.
“’전설의 마녀’를 하면서 또 다시 깨달은 것은 연기는 혼자 하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배우들과 호흡을 같이 하고 표현도 같이 할수록 좋은 드라마가 나오는 것이지요. 시청률이 높은 인기드라마를 경험해 본 선배들이 많아서 배우들이 화합할 수 있는, 결속력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시죠.”
이제 9부 능선을 넘은 ‘전설의 마녀’는 여자들의 우정이 빛을 발하며 해피 엔딩으로 끝날 예정이다. 한지혜는 “이제 남은 것은 교도소 동기들의 로맨스가 아닐까”라면서 고두심, 오현경, 하연수 등의 러브라인을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시청률에 연연하기보다는 매회 집중해서 드라마를 만들자는 주성우 PD의 말처럼 작은 것에 일희일비하지 않을 겁니다. 이번 드라마가 ‘왔다 장보리’의 후속작이라는 걸 신경 쓰지 않고 우리의 길을 가려고 해요.”
강은영기자 kis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