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평택공장서 매주 미사
개신교, 사측과 만남 추진 중
불교계, 도심서 오체투지 행진
종교계가 쌍용자동차 해고 사태 해결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 김정욱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사무국장과 이창근 정책기획실장은 지난해 12월 13일부터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며 평택공장 굴뚝에 올라가 고공농성 중이다.
천주교 수원교구 정의평화위원회는 지난달 31일부터 매주 수요일 오후 3시 쌍용차 평택공장 남문 앞에서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을 위한 미사’를 봉헌하기로 했다. 김 국장과 이 실장이 농성 중인 굴뚝이 공장 밖에서 가장 가깝게 보이는 곳이다.
정의평화위원장 최재철 신부는 8일 “70m 높이의 굴뚝에 올라가 농성을 해야 할 정도로 내몰린 노동자들에게 우리가 함께하고 있음을 알리고 힘을 주기 위해 미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첫 수요미사에는 수원ㆍ인천교구 신부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신자 등 130여명이 참석했다. 최 신부는 “종교는 정치ㆍ사회와 떨어져 존재할 수 없다”며 “출구가 없는 컴컴한 터널에 갇힌 듯 느낄 노동자들과 종교인이 함께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도 매달 둘째 주 월요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하던 ‘쌍용차 사태의 조속한 해결과 이 땅의 해고노동자들을 위한 미사’를 12일 오후 7시 평택공장 굴뚝농성장 앞으로 옮겨 열기로 했다.
개신교의 김영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는 쌍용차 사측과의 만남을 추진 중이다. 김 총무는 앞서 6일 쌍용차의 복수노조인 기업노조의 김규한 위원장을 만나 “교회뿐만 아니라 종교계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돕겠다”며 해직자 문제 해결에 기업노조가 나서줄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불교계에서는 조계종 노동위원회가 연대를 시작했다. 쌍용차 해고노동자들과 시민ㆍ사회단체가 7일 시작한 ‘쌍용차 해고자 전원 복직과 정리해고 철폐를 위한 오체투지(두 팔꿈치와 두 무릎, 이마까지 몸의 다섯 부분이 땅에 닿도록 하는 큰절) 행진’에 참여하고 있다. 쌍용차 구로정비사업소에서 출발한 오체투지 행진은 여의도 전경련회관, 국회, 여야 정당, 대법원, 청와대 등을 돌며 11일까지 진행된다.
노동위에서는 도철 스님, 양한웅 집행위원장 등 7, 8명이 행진 중이다. 양 위원장은 “종교인으로서 해고자와 가족 등 26명을 죽음으로 몰아간 쌍용차 사태에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며 “사측이 마음을 열어 하루 빨리 복직을 결정하기 바라는 마음에서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계종은 이웃 종교와의 협력 등 쌍용차 문제 해결을 위한 다른 방안도 모색 중이다.
쌍용차 문제는 지난해 12월 22일 대법원이 한상균 전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 등이 회사를 상대로 낸 해고무효 소송에서 “해고는 적법하다”고 판단한 원심을 확정한 이후 더욱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사측은 심지어 지난달 말 김정욱 사무국장과 이창근 실장을 주거침입 및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데 이어 법원에 퇴거단행 가처분 신청까지 냈다. 농성을 풀지 않을 경우 1명당 하루 100만원의 간접강제금(법원의 명령을 따르지 않아 발생하는 비용)을 부과해달라는 요구와 함께다.
김지은기자 lu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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