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만화가들 추모·테러 항의 만평
세계 주요 신문의 만평 작가들이 8일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사건 희생자를 추모하고 테러를 비판하는 만평을 일제히 게재했다. 만평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작가들이 표적사살됐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표현의 자유’를 지키겠다는 의지의 표시다.
미국 뉴욕타임스 해외판의 선임 만평가 패트릭 차패티는 샤를리 에브도 추모대 앞에 꽃을 든 한 남자가 “유머가 없다면 우리는 모두 죽은 것이다”고 말하는 만평을 게재했다. 워싱턴포스트 만평가 톰 톨즈는 자동소총 아래 ‘표현의 자유’라는 글을 담은 펜을 그린 뒤 “그래도 펜은 견뎌낼 것이고, 그림도 그려질 것”이라고 썼다.
영국 가디언의 스티브 벨은 범인들이 거리에서 총을 들고 서있는 사건 현장 그림을 그려놓고 그 중 한 명이 “저 새끼들은 왜 아직도 우릴 보고 웃는 거야”하고 말하는 모습을 담았다. 텔레그래프에는 ‘극단주의자의 허가를 받은 만평’이라는 글과 함께 아무것도 그리지 않은 크리스천 애덤스의 백지 만평이 게재됐다. 텔레그래프에 실린 또 다른 만평에는 무장괴한이 다른 괴한에게 “조심해, 저들은 펜을 가지고 있을지 몰라”라고 말하는 모습이 묘사됐다.
호주 캔버라타임스의 데이비드 포프는 만평가 시신 옆에 복면한 괴한이 소총을 들고 서서 “이 사람이 먼저 그렸다”며 총격이 정당하다고 강변하는 모습을 담은 만평을 그렸다. 인도의 만평가 만줄은 비행기가 폭발하면서 꼭대기가 펜촉 형태인 에펠탑으로 변하는 모습을 그렸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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