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인기 만담 콤비 ‘폭소문제’가 공영방송 NHK로부터 정치풍자 만담을 하지 않도록 사전 검열을 당했다고 주장, 파문이 일고 있다.
8일 아사히 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폭소문제는 7일 TBS 라디오 방송에 출연, 3일 출연한 NHK의 생방송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담당 프로듀서가 사전 소재 점검을 통해 미리 준비해간 정치 소재 만담을 허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폭소문제의 멤버 다나카 유지는 “정치가를 소재로 한 것이 있었지만 (프로듀서가) 전부 안 된다고 해서 화가 났다”고 말했다. 또 다른 멤버 오타 히카리는 “정치적 압력은 전혀 없었다”면서도 “방송국의 자숙이라는 것은 있다”고 지적했고, 다나카는 “그것이 심해졌다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고 맞장구 쳤다.
폭소문제의 폭로는 아베 신조 총리가 집권한 이후 친 아베 성향의 인사들이 NHK 경영위원회에 대거 포진했고, 이들이 역시 아베 총리가 친분이 두터운 모미이 가쓰토 전 미쓰이물산 부사장을 NHK회장이 선임한 이후 꾸준히 제기된 정권의 방송 재갈 물리기 의혹이 표면화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수필 작가로도 활동하는 오타는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정면 비판하고, 일본 인터넷상의 넷우익에 의한 악플을 비난하는 등 사회 문제를 포함한 무거운 주제를 거침없이 밝혔다. 2008년 넷우익 사이트 2채널에 오타를 “식칼로 찔러 죽이겠다”는 예고살인 글을 올린 남성이 체포되기도 했다.
한편 교도통신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보도한 전 아사히신문 기자가 비상근 강사로 재직중인 홋카이도 호쿠세이학원대학에 협박문이 지난 해 5월에 이어 또 다시 배달됐다고 8일 보도했다. 협박문은 지난 해 12월 27일 대학에 배달됐으며, 위안부 문제와 전 아사히 기자에 대한 언급은 없었지만, 학생들에게 위해를 가하겠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겨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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