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미국 캔터키더비 우승마인 ‘캘리포니아크롬(4세, 수)’이 이클립스 어워즈(Eclipse Awards)를 앞두고 다시 한 번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캘리포니아크롬’의 연도대표마(Horse of the Year) 수상 여부에 전문가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캘리포니아크롬’이 주목받는 이유는 켄터키더비, 프리크니스 스테이크스, 벨몬트 스테이크스로 구성된 삼관(Triple Crown) 경주 중 두 개의 경주를 우승하며 삼관 달성여부를 놓고 전 미국의 이목을 집중시켰기 때문이다. 켄터키더비와 프리크니스 스테이크스를 따낸 ‘캘리포니아크롬’이 벨몬트 스테이크스까지 우승했다면 1978년 ‘어펌드’ 이후 36년 만에 삼관을 달성하는 것이었다. 각종 스포츠에서 사용하고 있는 ‘트리플 크라운’이라는 말도 경마의 삼관에서 비롯된 것이다.
벨몬트파크에서 4위를 기록한 ‘캘리포니아크롬’의 삼관 달성은 좌절됐지만, 앞선 삼관경주에 출전하지 않고 충분히 휴식을 취하다가 벨몬트 스테이크스를 따낸 ‘토널리스트(4세, 수)’는 우승의 영광 보다는 ‘훼방꾼(Spoiler)’이라고 불리며 삼관달성을 좌절시킨 대역죄를 뒤집어썼다. 문제의 벨몬트 경주에서는 ‘캘리포니아크롬’이 경주에서 호흡을 돕는 기구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하는 문제로 뉴욕경마협회와 실랑이를 벌이는 해프닝까지 대서특필돼 삼관달성에 대한 미국인의 관심도가 얼마나 높은지 보여줬다.
바로 이 점이 ‘캘리포니아크롬’을 연도대표마 수상의 주인공으로까지 거론되는 결정적인 이유다. 사실 뜨거웠던 5월 이후 12월이 다 되도록 ‘캘리포니아크롬’의 승전보는 들을 수가 없었다. 때문에 브리더스컵 클래식을 포함해 GⅠ경주 2개를 가져간 ‘바이에른’이나, 12월 말리부 스테이크스를 가져가며 3개의 GⅠ경주를 따낸 ‘쉐어드빌리프’도 연도대표마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경마에서 가장 권위있는 경주는 역시 삼관경주이고, 2014년 ‘트리플크라운’ 시리즈에서 2관을 차지한 경주마는 ‘캘리포니아크롬’이기 때문에, 하반기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캘리포니아크롬’은 가장 주목받고 있다. 11월 델 마르에서 헐리우드 더비를 따낸 ‘캘리포니아크롬’은 올해 4개의 GⅠ경주 우승을 기록했다.
오는 17일 걸프스트림 파크에서 44번째로 열리는 이클립스 어워즈는 축구로 치면 발롱도르 시상식에 비견할 수 있는 것으로, 다양한 부문의 우수한 경주마들과 경마관계자들에게 영광의 트로피를 수여한다. 이클립스(Eclipse)는 영국에서 1769년부터 1970년까지 18연승을 기록한 전설적인 경주마로, 이 이름을 딴 시상식에 사용되는 트로피에 그 모습이 새겨져 있다.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 진행되는 시상식은 입장료만 해도 400달러(약 45만원)에 달할 만큼, 미국에서는 어느 시상식 못지않게 주목받는 행사다.
안민구기자 amg@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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