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풍자지 샤를리 엡도는 이슬람을 비롯해 컬트교도, 카톨릭 등 종교는 물론이고 극우와 정치문제 등을 주로 만평의 형태로 선정적으로 꼬집으며 이목을 끌어온 좌파 상업 주간지다. ‘다양한 좌파의 의견과 정치 참여에 무관심한 사람들의 견해’를 대변하는 것을 편집방침으로 공표하고 있는 이 주간지는 오랫동안 대중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심지어 1981년부터 10년 동안은 운영 여력이 없어 휴간하기도 했다.
세간의 주목을 받은 것은 2006년 덴마크 신문에 실렸던 이슬람 풍자 만평을 가져다 재게재하면서부터였다. 덴마크 일간 신문 율란츠 포스텐가 게재해 논란을 빚었던 무함마드 만평을 전제했다가 이슬람권의 비난을 샀다.
샤를리 엡도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2011년 11월에는 ‘아랍의 봄’ 기념 특별호의 표지에 무함마드 모습과 함께 ‘웃다가 죽지 않으면 태형 100대에 처하겠다’는 내용의 말풍선으로 구성된 만화를 담았다. 이슬람교 신자들은 무함마드의 모습이 만화로 그려지는 것 자체를 모욕으로 여기는 데다 내용마저 ‘불손’한 것이어서 이후 수도 없이 협박 전화가 날아들었다.
2012년에는 무함마드가 휠체어에 타고 있는 모습에 이어 무함마드가 나체로 묘사된 외설스러운 만화를 담아 이슬람교인들의 반발을 불렀다. 당시 프랑스 정부는 만평을 실은 잡지사 주변의 경비를 늘리고 해외공관에 대한 경비태세도 대폭 강화했다. 또 이슬람권 20개국 공관과 학교는 ‘무슬림 예배일’에 문을 닫기도 했다.
결국 2012년에는 12월에는 프랑스 내 2개 이슬람단체가 무슬림과 아랍인들에 대한 보호와 지지를 명분으로 샤를리 엡도와 주간지의 경영진, 만평가 2명에 대해 58만유로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들은 샤를리 엡도의 무함마드의 누드 만평 게재로 무함마드와 무슬림들의 명예가 훼손됐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샤를리 엡도의 변호사는 “종교를 유머의 대상으로 보는 프랑스의 전통을 이어가지 못하게 하려고 위협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2013년 1월에도 65쪽 분량의 무함마드 전기를 펴내 논란을 빚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의 수석정치보좌관 이브라힘 칼린은 당시 “무함마드의 인생을 만화로 바꾸는 것 자체가 실수”라며 “무슬림에 대한 도발”이라고 비판했다. 최근호 만평에는 전세계 테러를 선동하고 있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를 풍자하는 내용이 실렸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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