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억 사나이 장원준 “새로운 전환점 필요했다”
프로야구 역대 자유계약선수(FA) 투수 최고 몸값을 갈아치운 장원준(30)이 두산 유니폼을 입고 새 출발을 알렸다.
4년 총액 84억원 ‘잭팟’을 터트린 장원준은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입단식에서 “두산이 내 가치를 (높게) 책정해줘 고맙다”며 “기대에 맞는 성적으로 보답하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등 번호 28번이 적힌 유니폼을 입은 장원준은 김승영 사장을 비롯해 김태형 감독과 주장 오재원으로부터 환영을 받았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FA 자격을 얻은 그는 투수 최대어로 꼽혔다. 원 소속팀 롯데는 SK와 재계약 한 내야수 최정(86억원)보다 2억원 많은 88억원을 제시했지만 장원준은 이를 뿌리치고 84억원에 두산과 도장을 찍었다. 롯데의 제시액보다 적은 금액에 두산과 사인한 장원준의 선택은 많은 궁금증을 자아냈다.
장원준은 “금액을 떠나 새로운 전환점이 필요했다”며 “계속 롯데에 있었지만 두산은 팀 컬러가 탄탄해 한 번쯤은 야구를 하고 싶다는 생각에 오게 됐다. 새 분위기에서 야구를 하고 싶었는데 거기에 맞는 팀이 두산이었다”고 설명했다.
개인적인 올해 목표에 대해서는 “경기 수가 늘어났으니 170이닝 이상을 던져야겠다”면서 “지난해 팀이 플레이오프에 못 나갔는데 올 시즌에는 플레이오프를 넘어 우승을 하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 감독은 장원준에게 “부담 갖지 말고 실력대로 하면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며 “선발 로테이션을 부상 없이 시즌 끝까지 지켜준다면 감독으로서 만족한다”고 말했다.
부산 토박이 장원준은 2004년 롯데 유니폼을 입고 프로 무대에 첫 발을 내디뎠다. 지난해까지 줄곧 고향 팀에서 지내다가 올해부터 낯선 서울 생활을 하게 됐다. 또 한솥밥을 먹었던 기존 동료들과 이제는 적으로 만나야 한다.
장원준은 “계속 같이 있던 선수들과 붙으려고 생각하니 실감이 안 난다”며 “만약 상대하게 된다면 팀 자체 청백전 느낌이 들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특히 (배터리 호흡을 맞춘) 강민호를 상대할 때 느낌이 이상할 것”이라며 “민호가 직구가 아닌 변화구를 던지면 방망이를 나한테 던지겠다고 했으니 직구를 던지겠지만 혹시 홈런을 치면 그 다음 타석에서 바로 맞히겠다”고 웃었다.
마지막으로 장원준은 “이번 겨울에 체력 위주로 훈련을 진행해 체력적으로 힘든 일이 없도록 할 생각”이라며 “구종 개발보다는 제구력을 가다듬는데 중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김지섭기자 onio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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