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 앞 가로수 고사시킨 업주 검거
영업에 방해가 된다며 매장 앞 가로수를 제초제로 고사시킨 업주가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강서경찰서는 왕벚나무 7그루와 느티나무 13그루를 고사시킨 혐의(산림자원조성및관리에관한법률 등)로 부산 강서구 녹산동에서 의류매장을 운영하는 김모(53)씨와 건설업자 천모(51)씨를 입건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2013년 7월 부산 강서구에서 의류매장을 운영하기 위해 알고 지내던 건설업자 천씨와 함께 매장 건축과 실내 공사를 시작했다. 공사가 한창 진행될 무렵, 김씨는 매장 앞 가로수들이 눈에 거슬렸다. 이들은 가로수 밑동에 전기드릴로 5~6개의 구멍을 뚫은 뒤 미리 구입한 맹독성 수입 제초제를 주입했다. 평균 수령이 30년인 이들 가로수는 결국 시름시름 앓다가 가을이 되기 전 앙상한 가지만 남았다. 이들이 고사시킨 가로수 20그루는 시가로 7,200만원 상당. 김씨는 그 사이 공사를 완료하고 지난해 4월 의류매장을 오픈 했다.
한달 뒤 가로수를 관리하는 강서구청은 유독 김씨 매장 앞 100여m 구간의 가로수만 봄이 됐는데도 벚꽃을 피우지 못하고 고사한 것을 수상히 여겨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고사한 가로수 밑동에 드릴 자국을 발견하고 주변을 탐문해 목격자도 확보했지만 김씨 등은 범행을 부인했다. 하지만 김씨와 천씨는 거짓말탐지기까지 동원한 경찰 수사에 부담을 느껴 결국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 등이 고사한 가로수를 원상 복구하는 방법을 강서구청과 협의하고 있는데 30년이나 된 가로수를 구하기 힘들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전혜원기자 iamjh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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