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스 제1야당인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은 오는 25일 조기 총선에서 집권하면 그리스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올리가르히’를 척결할 것을 다짐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6일 보도했다. 올리가르히는 정치 인맥을 활용해 계약을 따내고, 외국 투자자를 비롯한 경쟁자들을 밀어내는 그리스 내 소수의 유력 사업가들을 뜻한다.
시리자의 경제부문 선임 대변인이자 개발 담당인 게오르게 스타타키스는 이 신문과 인터뷰에서 “올리가르히 문제는 우리 국정 과제에서 우선순위를 차지한다”면서 “이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타키스는 특히 올리가르히가 장악한 ▦언론 ▦ 정부물품 조달 ▦부동산 분야를 자세히 조사하겠다고 덧붙였다.
국가채무 탕감 계획을 두고 시리자와 대립각을 세우는 구제금융 채무단도 올리가르히 문제에 대해서는 시리자를 지지하는 입장이다. 국제통화기금(IMF)·유럽연합(EU)·유럽중앙은행(ECB)으로 구성된 채무단 일각에서는 그리스의 긴축 재정으로 일반 노동자들이 지출을 줄이고 세금은 더 많이 내는 등 고통을 분담하는 반면 정권과 유착한 산업계와 부유층은 여당인 신민당의 비호를 받고 있다고 지적해왔다.
그리스 정부가 친정부 성향 언론사들에 TV수신료 징수권 등 특혜를 몰아주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스타타키스는 “정부가 상업TV 수신료 징수권을 경쟁 입찰에 부치는 대신 정치적 동반 관계의 언론사들에 공짜로 나눠준 결과 TV채널들은 아무 법적 근거 없이 운영되고 있고, 정부는 대형 수익원을 놓쳤다”고 말했다.
시리자는 민영화 정책에도 제동을 걸고, 최근 성사된 대형 계약을 재검토할 예정이다. 그리스 정부는 최근 민영화에 박차를 가해 과거 아테네공항 자리였던 연안 부지의 공동 개발권을 그리스·중국·아랍 투자자들에게 넘겼고, 그리스-독일 컨소시엄에 14개 지역 공항 운영권을 매각했다. 두 건의 매각 대금은 각각 9억5,000만유로(1조2,000억원)와 12억유로(1조6,000억원)에 이른다. 스타타키스는 “이 계약들은 국회 비준을 받아야 한다”면서 “우리가 집권하면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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