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가 정치범으로 규정한 미국인 수감자 일부를 추가로 석방했다고 미국 국무부가 6일 밝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지난해 12월 17일 선언한 양국 외교 관계 정상화의 후속 조치다.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쿠바가 이미 미국인 정치범 53명 가운데 일부를 석방했다”며 “미국 정부는 조만간 이 일이 마무리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석방된 수감자의 구체적인 숫자와 신원, 석방 일시 등은 밝히지 않았다.
사키 대변인은 아울러 나머지 정치범 석방이 이달 말로 예정된 양국 당국자 간 협상의 전제 조건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로베르타 제이콥슨 국무부 서반구 담당 차관보가 이끄는 미국 대표단은 조만간 쿠바 아바나를 방문해 이민 문제와 양국 외교 정상화 방안 등을 협의할 예정이다.
쿠바의 이번 조치로 미국과 쿠바가 단교 50여 년 만에 추진하는 역사적인 국교 정상화 작업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쿠바는 앞서 지난달 미국인 수감자 앨런 그로스를 풀어준 데 이어 미국 스파이로 활동했던 죄수도 석방했다. 오바마 정부는 수개월 내에 아바나에 미국 대사관을 개설하고 금수 조치도 대폭 완화하는 한편, 쿠바를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