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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대표 나눠먹기·내리꽂기 공천 관행부터 바꿔라"

입력
2015.01.0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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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 상향식 선출 개혁안 추진 세대·계층 부문별 위원회 상설화

"2~3배수 선발해 결과물 심사" 與 초·재선 의원들도 개선 목소리

비례대표 개혁의 목소리는 여당도 다르지 않다. 지난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내 개혁 모임인 '아침소리' 소속 의원들이 선거 제도 개혁안을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례대표 개혁의 목소리는 여당도 다르지 않다. 지난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내 개혁 모임인 '아침소리' 소속 의원들이 선거 제도 개혁안을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행 비례대표제 논란은 불투명한 공천에서 출발한다. 당 지도부가 원내 진출 여부를 좌지우지하는 비례대표 순번을 자의적으로 정하다 보니 금품수수나 계파안배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수백명의 비례대표 후보를 접수 받고도 불과 1주일 만에 결과가 나오는 부실 공천의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다 보니 비례대표를 ‘비리대표’ 혹은 ‘비밀대표’라고 폄하하는 분위기까지 생겼다. 이 때문에 여야 모두 ‘공천 민주화’에 방점을 찍고 비례대표제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쪽은 새정치민주연합이다. 지난해 10월 말 새정치연합 정치혁신실천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고 비례대표를 상향식으로 선출하는 내용의 비례대표 공천 개혁안을 확정했다. 일부 전문가 영입 몫을 제외한 비례대표에 대한 공천권을 청년, 장애인, 노동계 등 세대와 계층을 대변하는 부문별 위원회에 부여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당의 부문별 위원회를 상설화하고 일정 규모 이상의 당원을 확보한 위원회에 비례대표 후보를 선출할 투표권을 부여할 방침이다. 당 지도부의 ‘내리꽂기’가 아닌 위원회에서 다수 표를 얻은 인물이 비례대표 공천을 받는 식이다.

새정치연합이 이런 방식의 비례대표 개혁에 나선 것은 당 혁신의 우선 과제로 꼽히는 계파 청산의 핵심이 공천개혁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그간 비례대표 공천은 사실상 당 지도부가 후보를 임명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때문에 당 대표의 자기 몫 챙기기와 계파 나눠먹기 논란이 끊임 없이 제기됐다. 지난 2012년 19대 총선 당시 민주통합당은 한명숙 대표를 비롯한 친노 세력이 공천을 주도하면서 친노, 강경파 의원이 대거 비례대표로 원내에 진출해 잡음이 많았다. 혁신위 간사인 김기식 의원은 공천개혁안을 확정하면서 “비례대표 의원 공천의 민주성, 공정성, 세대ㆍ계층별 대표성을 강화하기 위해 제도개혁에 나선 것”이라며 “비례대표 후보의 부문별 직선은 당내 직능, 세대, 계층 조직의 활성화에 기여하고 (계파 간) 나눠먹기 논란도 해소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정치혁신실천위가 마련한 안은 조만간 비상대책위원회 등을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새누리당은 초·재선 의원들로 구성된 개혁모임인 ‘아침소리’에서 비례대표 공천의 투명성을 강조하는 방안을 마련한 단계로 아직 당 혁신을 추진하는 보수혁신특별위원회에서는 공식적으로 논의되지 않은 상태다. 아침소리가 지난해 10월 말 내놓은 개혁 방안은 총선 1년 전에 비례대표 출마 희망자들을 2~3배수로 선발해 이후 이들의 정책 활동 결과물을 바탕으로 공천 심사를 하는 것이다. 선출 과정에서 논의되는 모든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아침소리 소속 하태경 의원은 개혁 방안 마련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투명성이 철저히 담보돼야 한다는 인식 하에 공천 과정을 일일이 기록하고 공개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함께했다”며 “그 기록에는 해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에 대한 공천 추천은 누가 했는지, 그 사유는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명확히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침소리 소속 의원들은 모임 차원에서 마련한 개혁 방안을 당 지도부에 건의할 예정으로 조만간 보수혁신위에서 이와 더불어 비례대표의 직능 대표성과 관련된 논의도 함께 이뤄질 방침이다. 안형환 보수혁신위 간사는 “지역구 의원들의 부족한 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 비례대표인데 요즘에는 지역구 의원들도 각 직능을 대표하는 전문가 출신이 많다”며 “사회적 약자나 정치적 약자 등을 중심으로 직능대표성의 의미를 재조정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당 내에 형성돼 있다”고 밝혔다.

정승임기자 cho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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