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주 동부와 인천 전자랜드의 2014~15 프로농구 정규리그 경기가 열린 6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 1쿼터 종료 1분6초를 남기고 동부 김주성(36)이 공격 리바운드를 잡았다. 역대 프로농구 통산 단독 2위에 해당하는 김주성의 3,830번째 리바운드가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상대 팀 전자랜드는 선수 교체로 경기를 중단했다. 그리고 장내 아나운서가 김주성이 이 부문 2위로 올라섰다는 사실을 알렸고 관중은 일제히 박수를 보냈다. 김주성은 대기록을 달성한 공을 건네 받아 사인을 한 뒤 팬들의 환호에 손을 들어 답했다.
전자랜드는 또한 하프타임 때 김주성의 기록 달성 기념식을 열고 10년 넘게 한국 농구의 간판 역할을 했던 베테랑을 예우했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과 김영만 동부 감독은 김주성에게 축하의 꽃다발을 건넸다.
김주성은 “원정 경기에서 기록을 달성했는데 많은 분들이 축하를 해줘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동부 관계자는 “이날 행사는 모두 전자랜드 측에서 준비했다. 매우 고맙다”면서 “다음 15일 원주 홈 경기 때 자체 시상식을 진행할 예정이며 기념구는 구단이 잘 보관할 것”이라고 말했다.
2002년 프로에 데뷔한 김주성은 한국 농구의 간판 빅맨이다. 2002 부산아시안게임과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농구 선수 중 2개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보유한 건 김주성이 유일하다. 또 소속 팀에서 13시즌 째 기둥 역할을 하고 있고, 우승 반지는 2개를 꼈다.
김영만 감독은 “(김)주성이는 워낙 성실한 선수”라며 “기록보다 항상 팀을 위하는 자세를 후배들이 많이 본받을 필요가 있다. 프로 첫 해부터 잘했고, 함께 뛰면 외국인 선수 1명이 더 뛰는 기분이 든다. 금메달도 2개를 목에 걸 만큼 나라를 위해 희생하는 자세도 빛난다”고 칭찬했다.
김주성은 이날 경기 전까지 통산 리바운드 3,829개를 기록, 조니 맥도웰(은퇴)과 공동 2위에 오른 상태였는데 6개를 추가했다. 부문 역대 1위는 서장훈(은퇴)이 15시즌을 소화하며 기록한 5,235개다.
김주성은 “4,000개에서 나아가 5,000개까지 해보겠다”며 “(서)장훈이 형의 기록까지는 당연히 도전해야겠지만 쉽지는 않을 것이다. 후배들이 내 기록을 넘어 장훈이 형 기록까지 도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기에서는 전자랜드가 21점 13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작성한 리카르도 포웰을 앞세워 동부를 80-75로 꺾었다. 17승17패로 승률 5할을 맞춘 전자랜드는 한 계단 뛰어 올라 부산 KT와 공동 5위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김주성은 20점 6리바운드로 분전했지만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인천=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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