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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항공서비스는 실무적이어야

입력
2015.01.0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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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항공사의 부사장이라는 사람이 자사 승무원의 땅콩 서비스절차를 질타하면서 큰 사회적 문제를 일으켰다. 더불어 항공기의 항로변경과 관련된 혐의도 받고 있다. 땅콩을 상대방에게 건널 때 쟁반에 담아서 공손히 건네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상황 때문이다. 땅콩을 그냥 주던 쟁반에 담아주던 큰 문제가 될 수는 없다. 하지만 항공기의 일등석인 만큼 품질 높고 품위 있는 고객 만족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일등석의 가치를 높일 필요는 있다.

1978년 미국의 항공자유화(Open Skies Policy) 정책 이후 국제적으로는 완전경쟁 산업인 동시에 국내적으로는 철저히 독점적인 산업구조를 지닌 항공산업은 규제완화의 시대에 접어든다. 세계의 항공사들은 새로운 경쟁전략을 모색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전개된 것이다. 생존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형식을 탈피한 저가항공을 띄우고, 마일리지나 항공사간 전략적 제휴, 그리고 허브앤스포크(Hub and Spoke)의 거점공항을 겨냥한 대형항공기를 투입하는 등 자구책을 내놓고 있다. 이는 세계의 항공사들이 새롭게 변모하는 항공시장 환경에 탄력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실용적 차원의 내부적 구조조정의 과정이기도 했다.

최근 많은 세계적 유명인들이 예약했던 상업적 우주여행의 시험비행에서 고배를 마신 영국 버진그룹의 버진아틀란틱 항공회장인 리처드 브랜슨이 BBC의 대담프로에 출연해 탁자 없이 종이커피를 바닥에 놓았다 들었다 하면서 마시고, 자기 항공기 내에서 기타를 치면서 승객을 즐겁게 하던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형식 탈피다. 최근에는 일등석과 이코노미석의 중간형태로 잘 디자인된 의자를 투입해 고객만족을 꾀하는 등의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하지만 한국 항공기의 품질 높은 서비스의 유형은 지나치게 승무원의 형식적 자세에 얽매이는 측면이 있다. 우선 패션모델을 능가하는 복장부터 그렇다. 항공기내 서비스는 부유하는 동체 속에서 중심을 잡아가며 접대를 해야 하는 상황이므로 자칫 몸의 균형을 잡지 못하면 어설픈 서빙을 할 수 있다. 그런 차원에서 정신적, 육체적 체력 소모와 함께 심적 피로감은 극에 달할 수 있다. 따라서 패션 모델적 복장을 갖추고 서빙을 한다는 것은 무리다. 심지어 무릎을 꿇고 눈높이 서비스를 한다는데, 이것은 지나치게 형식적이고 자칫 굴욕적인 모습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 또 서구 항공사들과 달리 최소한의 안전을 위한 안내방송이 아닌 경우는 승객들을 오히려 불편하게 할 수도 있다.

항공기를 비롯한 운송수단은 공간의 판매이다. 이 공간을 확보하는 것은 요금상 같을 수 있다. 하지만, 부가적인 서비스를 나름의 형식을 갖춰서 제공하고 요금을 차등화 하는 판매 전략을 꾀한다. 그러나 품질의 차등을 승무원들의 형식적 서비스 자세나 행동에서 찾아서는 안될 것이다. 특별히 제공하는 부가적이고 차별화된 실용적 상품으로 구별돼야 할 것이다. 즉 일등석이나 비즈니스는 양주를 제공한다거나 라면을 끊어준다거나 아니면 칸막이를 제공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말이다. 형식이나 내부규제를 타파하고 실무적으로 고객에게 서비스를 하는 항공사가 결국에는 생산성의 차원에서 효율적이고 경쟁우위적으로 된다는 것이다. 또한 자사 소속의 구성원들에 대한 애정과 배려 없이 그들에게서 애사심과 진심 어린 고객지향적 서비스를 기대할 수는 없다. 한국 기업들 중에서 인간중시적 사시를 강조하는 기업이 사회적으로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따라서 항공서비스에서도 자사 구성원들에 대한 인간중시를 강조하는 경영층의 자세부터 확립할 필요가 있다. 기내서비스는 실무지향적으로 이뤄질 때 진정한 고객서비스가 될 것이다.

김진환 한국방송통신대 강원지역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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