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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도시철도3호선 '스파이럴 슈트'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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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도시철도3호선 '스파이럴 슈트' 딜레마

입력
2015.01.0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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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도시철도3호선을 개통할 예정인 대구시가 당초 안전의 최후 보루라고 역설한 ‘스파이럴 슈트’(Spiral Chute, 나선형 탈출장치)가 오히려 딜레마가 되고 있다. 도시철도 관계자들은 유사시 슈터 작동에 시간이 많이 걸리고, 노약자나 임산부, 장애인 등이 이용하기에는 위험 부담이 크다는 사실을 시인하면서도 이 장치를 사용할 가능성은 제로(Zero)에 가깝다며 애써 의미 축소에 급급하다.

대구도시철도건설본부에 따르면 전동차 1편성(3량)에는 4개의 슈터가 장착, 유사시 안전요원의 조작, 전후 전동차 견인, 반대 노선 전동차로 공중 대피 등이 어려울 경우 비상탈출로로 작동된다. 대구 북구 동호동∼수성구 범물동 23.9㎞ 구간의 3호선은 지상 7∼29m 높이의 선로를 무인운전시스템으로 운행할 예정이어서 슈터가 제대로 작동할 경우 승객 안전도 합격권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수 차례 시뮬레이션을 해 본 결과 무게 115㎏의 슈터를 작동단계까지 펼치는데 최소 2분은 걸렸다. 작동과정을 보면 바퀴가 달린 캐리어 양쪽에서 철판을 펼쳐 맞물리게 한 후 슈터를 출입문에 밀착, 끈을 양쪽 손잡이에 건 후 출입문을 개방한다. 그리고 슈터를 바깥으로 던지면 일단 탈출 준비는 끝나는 것이다.

대구시는 유사시 슈터 1개에 소방 고가사다리차 1대를 우선 가동하고, 최대 슈터 2개에 사다리차 2대를 활용할 계획이다.

하지만 평균 높이 10m 안팎의 3호선에서 265명의 정원을 탈출시킬 경우 노약자와 임산부, 장애인 등은 수직으로 내려가는 슈터를 이용하기란 쉽지 않다. 더구나 슈트를 작동할 경우 지상에 안전요원이 보조를 맞춰야 하고, 교통 통제와 화재 진화 등을 위한 경찰과 소방대원도 출동해야 하기 때문에 준비 시간도 10분을 넘기기 십상이다.

대구시 관계자도 “안전요원의 도움을 받더라도 스파이럴 슈트를 작동하는데 시간이 좀 걸리고, 이용할 수 있는 승객도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동차 안에는 인화물질을 찾아보기 힘든데다 스프링쿨러에서 분사되는 물 알갱이가 산소를 차단하기 때문에 화재가 원천적으로 봉쇄된다”며 “슈터를 만들어놨기 때문에 자꾸 관심을 갖게 되지만 평생 작동할 일은 없을 것”이라며 의미를 축소했다.

전준호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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