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 교육시설ㆍ문화강좌부터
독서실은 기본 스터디센터까지
반도건설, 작년 7곳서 100% 계약
현대엔지니어링ㆍ한라ㆍ롯데도 가세
대전광역시 노은 4지구의 ‘노은 꿈에그린’ 아파트에 사는 주부 김모(39)씨는 작년 가을 이사 후 자유 시간이 부쩍 늘었다. 학교에서 돌아오는 초등학교 2학년 딸을 차로 20여분 떨어진 학원으로 데려다 줘야 했던 번거로움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대신 김씨의 딸은 새로 이사온 아파트 상가 안에 자리한 서울 대치동 학원 컨소시엄 ‘대치미래학원’에 다닌다. 아이가 혼자 걸어갈 수 있는 이 학원의 강사 중 다수는 현재 서울 강남지역에서 수업중인 이들로 특별히 입주민 자녀들만을 위한 소수정예 수업을 진행한다. 내년 2월까지 건설사측이 학원 수강료 일부를 제공해줘 학원비 부담도 적다. 단지 안에서 아파트 주민만을 위한 강좌를 저렴하게 들을 수 있어 학부모들의 인기가 높은 것은 물론이다. 김씨는 “단지 안에서 아이가 학원을 다닐 수 있어 걱정이 덜되고 주말에는 단지 내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어 이사 오길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도서관과 학원은 물론 입주민을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까지 갖춘 이른바 ‘교육특화’아파트 단지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는 주택 시장 주요 구매 계층인 30~40대 기혼 세대가 거주지 필수 요건 중 교육환경을 최우선으로 꼽는 경향이 더욱 심화하고 있어서다. 이에 건설사들은 새로 짓는 아파트에 교육 관련 특화 시설 비중을 경쟁적으로 늘리는 추세다.
교육 시설을 접목해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로는 반도건설이 꼽힌다. 작년 10월 분양한‘남양산역 반도유보라 6차’의 경우 단지 내에 2층 규모의 학습관이 세워진다. 이 학습관에는 영유아들이 블록을 쌓으며 사회성을 기를 수 있는‘에듀센터 블록에듀’가 들어서고, 부산대학교 평생교육원과 연계한 문화강좌들이 개설될 예정이다. 앞서 반도건설은 ‘남양산역 반도유보라 5차’를 분양하면서 축구단 FC경남과 함께하는 ‘단지 내 어린이 축구교실’과 풋살 경기장 건축 계획을 내세우기도 했다. 지난해 동탄2 신도시에서 분양한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는 아예 ‘아이비리그’에서 이름을 딴 교육전문기업이 위탁 운영하는 어린이 집과 학습관을 선보였다. 이 같은 전략에 힘입어 반도건설은 지난해 7개 현장에서 미분양 없이 100% 계약에 성공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이달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 분양하는 ‘마곡13단지 힐스테이트 마스터’는 약 3,800㎡ 규모의 커뮤니티 시설에 작은 도서관, 독서실, 멀티룸 등 다양한 형태의 학습공간을 적용한 ‘스터디센터’를 별도로 마련한다. 독서실의 경우 남녀 공용 공간은 물론 면학분위기 조성을 위한 별도 공간도 도입하며 보육시설과 유아전용 놀이공간도 지을 예정이다.
한라가 경기 시흥시 배곧신도시에 분양 중인 ‘시흥배곧 한라비발디 캠퍼스’ 역시 교육특화시설에 집중한 단지이다. 단지 내부에 스터디룸, 열람실을 만들고 배곧신도시에 들어올 예정인 서울대학교와 연계한 어린이 집과 유치원 등도 개설할 예정이다.
금호건설과 롯데건설이 충남 아산시 모종동 풍기지구에 분양하고 있는 ‘아산 모종 캐슬어울림1차’도 단지 내 들어서는 커뮤니티시설(5,300㎡)에 도서관과 독서실, 어린이 집, 키즈카페 등 다양한 교육시설을 오픈 할 방침이다.
곽창석 ERA코리아 부동산연구소장은 “우리 부모들은 교육열이 높아 아파트를 선택할 때에도 자녀교육 문제를 가장 먼저 고려한다”며 “건설업체들이 이 같은 수요자들의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자녀교육에 최적화된 교육 시설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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