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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개선·개혁·혁신 출발은 청와대 동맥경화 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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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개선·개혁·혁신 출발은 청와대 동맥경화 해소

입력
2015.01.06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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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신년 첫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출범 3년 차를 맞아 국정운영의 반환점을 도는 해”라면서 각 부처의 혁신을 주문했다. 우리 사회 동맥경화를 해결하기 위한 경제체질 개선, 노동ㆍ교육ㆍ금융부문의 선제적 개혁, 법질서 준수와 신뢰 등 국가 혁신, 재난안전체계 혁신 역량 집중, 공직사회 인사 혁신 등을 주문했다. 옳은 말이고, 해야 할 일이다. 하지만 최고 국가기관, 국정운영의 컨트롤타워에 대한 언급은 들을 수 없었다. 개선, 개혁, 혁신을 선두에서 지휘해야 할 청와대에 대한 변화 주문이 없는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난감하다. 절대군주 시대처럼 국정의 하자는 아랫사람들 잘못이며, 대통령 본인이나 청와대는 ‘무오류(無誤謬)’라는 인식을 하고 있는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

윤두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정윤회 문건에 대한 검찰 수사 결과 발표와 관련, 어제 “몇 사람이 개인적인 사심을 갖고 있을 수 없는 일을 한 것이 밝혀졌다”고 논평했다. 비선실세의 국정농단은 낭설이고 “찌라시 수준”이라는 대통령 인식이나 청와대 시스템에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강변하고 싶은 것인가. 청와대는 허위 문건의 작성 근거가 됐다는 풍문들이 왜, 어떻게 생겨난 것인지 먼저 자문해보기 바란다. 문고리 3인방을 견제하기 위한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의 인식이 권력욕이나 망상에서 비롯됐다고 치부해서 세상의 의혹이 없어질 리 없다. 조 전 비서관이나 유진룡 전 문화체육부 장관이 그럴만한 여러 정황을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밝혔고, 정윤회씨나 문고리 3인방이 제대로 해명하지 못한 게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청와대에는 얼씬도 못하게 했다”는 박 대통령의 말과 달리 동생 박지만 EG회장이 친인척 관리를 맡은 조 전 비서관과 교류하고, 기밀 문건을 받은 것 자체, 또 청와대가 이를 알고도 방치한 일은 청와대 내부 문제의 심각성을 말해주고 있다.

그런데도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고 있다. 심각한 동맥경화에 걸린 게 틀림없다. 허위라는 검찰수사 결과가 나오자마자 김기춘 비서실장은 물론 문고리 3인방 유임 이야기가 나오는 것부터 그렇다. 김 실장은 비서실 시무식에서 “대통령 철학이 구현될 수 있도록 허리띠를 졸라매고 열심히 보필해야 한다”며 기강확립을 주문해 대통령의 재신임 확답을 받았다는 관측도 나왔다. 이 정부 들어 숱한 인사 참사에 청와대 비서실 관리의 실패 책임을 지고 있는 인사가 계속 국정을 컨트롤하는 상황을 국민은 납득하기 어렵다.

박 대통령은 “올해가 개혁의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정부와 사회 혁신은 대통령과 청와대 혁신에서 시작돼야 동력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내주 초로 예정된 대통령 신년기자회견에서는 청와대와 대통령이 어떻게 변할 것인지 답이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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