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ㆍ서건창, 정상 정복 다짐
넥센 서건창(26)과 박병호(29)의 공통 분모는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다. 서건창은 지난해 ‘꿈의 200안타’ 달성으로 첫 MVP를 수상했고, 홈런왕 박병호는 2012년과 2013년 영예를 안았다.
각자 위치에서 최고로 우뚝 선 이들에게 올해 새로운 과제가 생겼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눈앞에 둔 강정호(28) 공백 메우기다. 강정호는 붙박이 5번 유격수로 지난 시즌 팀 내 가장 높은 9점대의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을 기록했다. 이는 강정호가 평범한 선수 대신 들어갔을 때 팀에 9승을 더 안길 수 있다는 의미다.
강정호와 키스톤 콤비를 이뤘던 2루수 서건창은 당장 새로운 선수와 수비 호흡을 맞춰야 한다. 그는 “유격수 자리에 누가 올지 모르겠지만 새 선수가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내가 더욱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기량을 끌어올려 유격수를 맡을 선수에게 누가 되지 않고, 강정호의 공백을 최소화하겠다는 각오다.
지난해 중심 타선에서 강정호와 92홈런을 합작했던 박병호도 새로운 출발 선상에 섰다. 강정호는 5번 타자로 4번 박병호의 뒤를 든든히 받쳤다. 박병호는 “분명히 강정호 효과는 있었지만 강정호가 없다는 이유로 변명은 하고 싶지 않다”며 “나를 포함한 나머지 8명의 선수들이 (강정호의 공백을) 메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5번 타자로 지난해 LG에서 뛰었던 브래드 스나이더를 낙점했다. 박병호는 “스나이더가 포스트시즌에서 보여준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중심 타자로 함께 한다면 좋을 것 같다. 국내 리그 경험도 있고 2년 차로 넘어가 적응에는 문제가 없을 것 같지만 영어를 배워 잘 지내고 싶다”고 밝혔다.
서건창과 박병호는 ‘완성형 선수’로 접어들었다는 주위 평가에도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을 더욱 채찍질했다. 서건창은 “지난해 많은 상을 받았다고 들뜬다거나 자만하는 것은 없다”며 “언제 바닥으로 떨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긴장하고 경계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아직 보완할 점이 있다”면서 “기술적인 부분은 내가 생각하는 부분과 코치님이 생각하는 부분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스프링캠프에 가서 잘 소통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52홈런을 쏘아 올린 박병호는 “더 많은 안타와 타점을 올리는 것이 나의 역할이다”면서 “지난해 삼진과 헛스윙 비율이 높아졌는데 투수에 따라서 스윙 궤적을 짧게 가져갈 수 있도록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작년에 빠른 볼 투수를 상대할 때 중심이 뒤에 많이 남아서 상체가 뒤집히는 현상이 나타났다. 힘에서 밀린다는 느낌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2014년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도 한국시리즈 준우승으로 마지막에 웃지 못했던 이들은 “올해 가을 야구에서는 꼭 정상에 오르고 싶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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