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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손잡고 만리장성 넘으려다… 국내 방송시장 잡아먹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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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손잡고 만리장성 넘으려다… 국내 방송시장 잡아먹힐라

입력
2015.01.06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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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 콘텐츠 보호 강화하는데 中 자본 국내 진출엔 제약 없어

한중 공동제작은 양날의 칼... 노하우 유출·출연료 폭등 우려

지난해 중국에 한류 바람을 다시 몰고 온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지난해 중국에 한류 바람을 다시 몰고 온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방송 콘텐츠 시장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4월부터 실시 예정이던 중국 온라인 동영상 콘텐츠 사전심의가 갑자기 1월 1일로 당겨졌기 때문이다.

중국 신문출판광전총국은 이제껏 해외 콘텐츠를 사전심의(중국의 영예 및 이익 손상 여부 등 심의)하고 편성규제(일일 영화 및 드라마 총방영시간의 25% 이내 방송으로 제한)하면서 자국 콘텐츠를 보호해왔다. 이에 맞춰 한국의 콘텐츠 사업자들은 무려 6개월이나 걸리는 사전심의 절차를 거치기보다 규제가 덜한 온라인 플랫폼에 콘텐츠를 판매해왔다. 6개월의 사전심의기간 동안 불법 다운로드 등으로 한국의 콘텐츠가 중국에서 소비될 가능성이 높은 점도 온라인 판매에 치중한 이유다. 하지만 동영상 온라인 사전심의가 1일부터 적용됨에 따라 이마저도 어렵게 됐다.

이와 관련, 한국 드라마 제작사의 한 관계자는 “중국의 해외 콘텐츠 규제가 더 엄격해지면서 이제 중국 시장으로 진출하려면 중국과의 공동제작이나 중국자본 유입을 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체결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중국에서는 한국의 문화 콘텐츠에 대한 투자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중국이 한국 시장에 진출하는데 제약이 거의 없어 중국 자본의 국내 유입이 더욱 속도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7일 첫 방송하는 MBC 수목극 ‘킬미, 힐미’는 한국의 팬엔터테인먼트와 중국의 화책미디어그룹이 공동 제작했다. 최근 중국수출입은행으로부터 7,500억원을 투자받은 화책미디어그룹은 한국 영화배급사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NEW)의 지분도 소유하고 있다.

물론 한국에서도 중국 진출을 위한 공동제작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는 중국이 자국 자본이 투입된 외국 제작사의 콘텐츠나 공동제작물을 자국 제작물로 간주, 사전심의 대상에서 제외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SBS ‘런닝맨’, MBC ‘일밤-아빠 어디가’ 등 지상파 방송의 예능 프로그램은 중국과의 공동제작으로 제작 노하우를 전수하며 시스템을 갖춰 가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중국과의 공동제작 및 지분 투입이 양날의 검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중국 자본의 유입이 더 늘어나고 한중 공동제작이 확대되면 제작 노하우 유출과, 제작비ㆍ배우 출연료ㆍ작가고료 등의 폭등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영섭 SBS 드라마본부장은 “중국은 우리와 규모가 다르다”며 “한국 드라마의 한 회 제작비가 3억~5억원이라면 중국은 100~200배가 되며 주연급 배우의 출연료도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보면 중국 자본 없이는 드라마를 제작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를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한 드라마 제작사 측은 “한중 FTA로 중국의 규제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공동제작 등이 이뤄지고 있지만 중국이 조만간 한국에 대적할만한 콘텐츠 제작 역량을 갖출 것으로 보여 장기적으로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정미경 한국콘텐츠진흥원 책임연구원은 “중국의 공동제작 및 투자 유입에 양면성이 있는 건 사실”이라며 “정부도 범정부해외콘텐츠협의체를 발족하는 등 국내 콘텐츠 경쟁력 강화 지원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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