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세금을 내지 않는 집시 부모 때문에 공동묘지 안장을 거부당했던 생후 3개월 영아가 숨진 지 10일만인 5일 땅에 묻혔다.
프랑스 언론은 지난달 26일 영아돌연사증후군으로 세상을 떠난 마리아 프란체스카의 장례식이 5일 파리 외곽 위수시 공동묘지에서 유족과 이웃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고 이날 전했다.
프란체스카는 당초 부모의 의사에 따라 집시촌이 있는 파리 외곽 샹플랭의 공동묘지에 안장되려 했으나 샹플랭 당국의 거부를 당했다. 공동묘지에 여유 공간이 넉넉하지 않기 때문에 지방세를 내는 이들에게 우선권이 돌아가야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집시인 프란체스카 의 부모는 전기와 상수도가 연결되지 않은 집시촌에 살면서 세금을 내지 않고 있다. 프란체스카 시신의 안장 거부 사실이 알려지면서 프랑스 안팎에서는 집시 차별 논란이 일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 라디오 프랑스 앵테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처럼 프랑스인들이 다른 이들을 몰아세우지 않기를 바란다”며 안장 거부를 비판했다.
프란체스카의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위수시는 “인도적 문제”라며 프란체스카의 시신을 매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제안했고 프란체스카가 숨진 지 10일 만에 장례식이 치러졌다. 장례식에는 위수시 시장이 참석했고 프란체스카의 부모는 무릎을 꿇고 감사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문이 커지자 샹플랭 시장은 매장 거부를 부인하며 영아를 샹플랭 공동묘지에 묻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제안했으나 프란체스카의 부모가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프랑스에는 2만명 가량의 집시가 임시거주지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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