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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경 출신 부부 총경 첫 탄생 "후배들에게 꿈과 희망 줘 기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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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경 출신 부부 총경 첫 탄생 "후배들에게 꿈과 희망 줘 기뻐"

입력
2015.01.0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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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년 전 순경·전경으로 만나 결혼, 부부 함께 공부하며 상위 성적 유지

남편 승진하며 부인 바로 뒤따라

5일 경찰청 총경 승진 인사에서 경찰 창설 이후 첫 순경 출신 부부 총경이 된 구본숙(왼쪽) 서울 마포경찰서 112종합상황실장과 김성섭 서울지방경찰청 홍보담당관.
5일 경찰청 총경 승진 인사에서 경찰 창설 이후 첫 순경 출신 부부 총경이 된 구본숙(왼쪽) 서울 마포경찰서 112종합상황실장과 김성섭 서울지방경찰청 홍보담당관.

“순경부터 경찰 생활을 시작한 대부분의 경찰관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었다는 생각에 한없이 기쁩니다.”

5일 경찰청 인사로 총경으로 승진하게 된 구본숙(57ㆍ여) 서울 마포경찰서 112종합상황실장은 승진 소감을 묻자 순경 출신 경찰관들의 애환을 먼저 언급했다. 자신의 승진 소감에 앞서 전체 경찰의 95%를 차지하지만 진급이 쉽지 않은 순경 출신들을 달랜 것이다.

구 실장은 승진 소감보다 이번 인사로 경찰 창설 이래 최초로 순경 출신 부부 총경이 돼 더 화제가 됐다. 구 실장의 남편은 서울지방경찰청 홍보담당관인 김성섭(58) 총경이다. 2011년 김 총경이 승진한 후 이번 인사에서 구 실장까지 승진해 부부가 나란히 ‘경찰의 꽃’이라 불리는 총경을 달게 된 것이다.

김성섭·구본숙 부부 총경이 경위 시절이던 1992년 경찰 체험 수기 시상식에서 찍은 기념사진.
김성섭·구본숙 부부 총경이 경위 시절이던 1992년 경찰 체험 수기 시상식에서 찍은 기념사진.

구 실장은 1977년 여경 공채 28기로 순경으로 경찰 생활을 시작해 첫 근무지인 경남지방경찰청에서 당시 전경으로 근무하던 김 총경을 만났다. 당시 구 실장을 처음 본 김 총경은 “제복을 입은 모습에 한 눈에 반했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두 사람 모두 충남이 고향이라 정서적으로 편안했던 데다 구 실장의 고교 동기인 김 총경의 사촌 동생이 다리를 놔줘 교제를 했다. 순경과 전경으로 몰래 데이트를 하던 두 사람은 79년 김 총경이 순경으로 경찰 생활을 시작한 후 2년 뒤인 81년 결혼에 골인했다.

이들 부부는 휴가 때마다 항상 도서관에서 함께 격려하며 공부해 상위권의 성적을 유지하며 경위까지 승진을 이어갔다. 김 총경이 승진하면 바로 구 실장이 뒤따랐고, 남편이 나태해지면 아내가 채근하면서 오늘에 이르게 했다는 것이 주변의 평가다.

경찰 업무 특성상 부임지가 멀 때는 주말 부부를 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특히 김 총경이 경남 하동경찰서장으로 근무하고 구 실장이 서울 마포경찰서 경무과장으로 근무하던 2011년에는 한 달에 한 번도 제대로 만나지 못했다. 김 총경은 “겨우 시간을 내 아내가 내려올 때 버스터미널에서 연애할 때 기분으로 기다리고는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렇게 떨어져 지낸 시간은 부부의 거리를 멀게 하기는커녕 두 사람의 애틋함을 더울 절실하게 했다.

여경들 사이에선 자상하고 착한 선배로 통하는 구 실장은 끝까지 후배들을 떠올렸다. 그는 “시간이 많지는 않지만 경찰 발전을 위하고 후배들에게도 롤 모델이 될 수 있는 총경 부부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김관진기자 spiri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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