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태권도계의 대부’로 통하는 자오레이(趙磊) 전 국가체육총국 태권도센터 부주임이 수뢰 혐의로 징역 10년형을 선고 받았다.
베이징시 제2중급법원은 최근 자오 전 부주임에 대한 1심 선고공판에서 그가 30만위안(5,300여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인정해 징역 10년을 선고하고 뇌물을 모두 몰수하는 처분을 내렸다고 중국 신경보(新京報)가 5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법원은 피고인이 태권도센터 부주임으로 재직하던 2009년 4월과 9월 2차례에 걸쳐 직위를 이용해 한스잉(韓時英) 당시 허난(河南)성 체육총국장으로부터 20만 위안과 10만 위안을 각각 받아 챙긴 혐의를 인정했다. 자오 전 부주임 측은 돈을 받은 사실은 인정했지만 이 돈은 자신이 2009년 10월 세계태권도연맹 총회에서 자신이 집행위원으로 출마했을 당시 선거 지원 명목의 찬조금이라며 대가성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 돈이 2009년 9월 개최된 제11회 중국 전국체육대회에서 허난성이 금메달을 따게 도와주는 대가로 건너간 것으로 판단해 뇌물죄를 적용했다. 자오는 중국 축구계에 대한 비리 수사가 막바지에 달했던 지난 2011년 말 체포돼 수사를 받아왔다. 태권도센터는 판결이 나온 직후 사과문을 내 “이 사건의 교훈을 깊이 새겨 더 투명하고 공정한 태권도 경기의 무대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자오 전 부주임은 중국 태권도계의 대부이자 ‘살아 있는 전설’이다. 1995년 국가체육총국의 태권도 업무를 맡아 인연을 맺은 뒤 중국 국가대표팀과 태권도협회를 조직해 태권도 전파에 앞장섰으며 2008년 베이징 올림픽까지 중국인으로서는 유일하게 3회 연속 올림픽 태권도 심판을 맡았다. 2000년 시드니와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중국이 태권도 금메달을 따는 데 가장 큰 공헌을 했다는 평가도 받았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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