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프로축구 4부 리그 소속의 칼레는 2000년 프랑스컵(쿠프 드 프랑스)에서 감동적인 드라마를 연출했다. 칼레는 강호들을 연파하고 프랑스컵에서 결승까지 진출해 준우승을 차지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세계 축구팬들은 프랑스컵에서 태풍을 몰고 온 이들을 두고 ‘칼레의 기적’이라고 불렀다.
‘칼레의 기적’이 15년 만에 다시 재현될 조짐이다. 4부 리그 그르노블 푸트 38이 1부 리그 선두 올랭피크 마르세유를 꺾고 2014~15시즌 프랑스컵 32강에 진출했다.
그르노블은 5일 프랑스 그르노블의 스타드 드 알프에서 열린 대회 64강 홈경기에서 마르세유와 120분 연장전 혈투 끝에 3-3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5-4로 이겼다.
1892년에 창단된 그르노블은 프랑스 남동부 알프스 인근의 소도시 그르노블을 연고로 하는 클럽으로 4부 리그에 소속됐다. 그르노블은 2008~09시즌 1부 리그에서 뛰기도 했지만 2011년 팀이 파산하면서 5부 리그까지 추락했다가 현재 4부 리그에서 뛰고 있다. 작년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한국과 격돌한 알제리 대표팀 공격수의 소피앙 페굴리(발렌시아)가 그르노블에서 활약하기도 했다.
이 경기는 프랑스 1부 리그 1위 마르세유의 낙승이 예상됐다. 마르세유는 역대 최다인 10개의 프랑스컵 우승 트로피를 수집한 팀이다. 이번 대회에서도 1989년 이후 26년 만에 프랑스컵 정상을 기대했지만 이변의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전반 6분 만에 마르세유의 안드레-피에르 지냑에게 선제골을 내준 그르노블은 4분 뒤 무리드 나스랄라의 동점골이 터지며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그르노블은 전반 33분 지냑에게 추가골을 허용했지만 후반 3분 파레 아치의 동점골이 다시 터지면서 승부를 연장전으로 몰고 갔다.
그르노블은 연장 전반 8분 마르세유의 앙드레 아유에게 실점하며 패배를 눈앞에 뒀지만 연장 후반 종료 직전 셀림 벵그리바가 헤딩 동점골을 꽂아 3-3 동점을 만들었다. 그르노블은 피를 말리는 승부차기에서 마르세유를 5-4로 꺾었다. 마르세유는 2010~11시즌 그르노블에서 뛰었던 미드필더 플로리앙 타우빈이 실축하며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마르세유의 아유는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실망스러운 결과다. 후반에 집중력이 떨어졌다”면서 “그르노블 선수들의 의지가 더 뛰어났다”고 고개를 숙였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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