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수익률(r)이 경제성장률(g)을 앞서기 때문에 부의 불평등은 갈수록 심해질 수밖에 없다.”(피케티), “그래서 어쨌다는 거냐?”(맨큐)
3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셰러턴호텔에서 열린 올해 전미경제학회(AEA) 연차총회의 최대 하이라이트는 ‘21세기 자본론’으로 스타 경제학자로 부상한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 교수와 ‘맨큐의 경제학’으로 잘 알려진 보수 경제학자 그레고리 맨큐 하버드대 교수 간의 격돌이었다.
전미경제학회 홈페이지에 실린 총회 자료를 보면, 맨큐 교수는 ‘자본수익률이 경제성장률을 앞선다. 그래서 뭐?’(rg. So what?)라는 도발적 제목의 발제를 통해 피케티 교수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맨큐 교수는 “자본수익률이 성장률보다 높더라도 소비와 재산의 분배, 세금 등 요인 때문에 부유층의 재산이 갈수록 줄어드는 만큼 피케티 교수의 이론은 현실과 동떨어진 시나리오”라고 주장했다. 데이비드 웨일 브라운대 교수, 앨런 아우어바흐 UC버클리대 교수도 “과거와 달리 부의 이동이 빈번해지고 있다”며 피케티 교수를 향한 공격에 동참했다.
맨 마지막에 발표자로 나선 피케티 교수도 반박에 나섰다. 그는 “부유층은 재산의 일부만 투자하더라도 부를 계속 증가시킬 수 있기 때문에 자본수익률과 성장률의 차이가 벌어지면 불평등이 심화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자본수익률과 성장률의 차이가 1%포인트만 커져도 장기적으로는 부유층이 차지하는 자산 비중이 10%포인트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반박했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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