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20명의 추기경을 새로 임명했다. 한국인 추기경이 임명될 가능성이 높다는 외신 보도로 국내 가톨릭계의 시선이 집중됐지만 아쉽게 포함되지 않았다.
바티칸 라디오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4일 교황 선출권을 가진 15명을 포함해 20명의 추기경을 새로 임명했다고 보도했다. 교황 선출 비밀회의인 콘클라베에 참석할 수 있는 80세 미만 신임 추기경 15명의 출신지는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에티오피아, 파나마, 멕시코, 우루과이, 통가, 뉴질랜드, 베트남, 미얀마, 태국, 카보베르데 등으로 유럽과 북미가 아닌 지역 출신이 다수 포함됐다.
이 가운데 9명의 출신지는 개발도상국으로 특히 미얀마와 통가, 카보베르데에서 추기경이 배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페데리코 롬바르디 교황청 대변인은 밝혔다. 15명 가운데 한 명만이 바티칸 행정기구 ‘큐리아’ 출신이었다.
80세 이상으로 교황 선출권이 없는 신임 추기 5명 중에는 페루와 모잠비크 출신이 포함됐다. 롬바르디 대변인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추기경을 배출하는 것을 당연시하는 전통에 얽매여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신임 추기경들에 대한 서임식은 다음달 14일 바티칸에서 열릴 예정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추기경 임명은 지난해 1월에 이어 두 번째다. 당시 19명의 신임 추기경에 한국의 염수정(71) 대주교도 이름을 올리면서 한국은 세 번째 추기경을 배출한 바 있다.
국내 가톨릭계는 이번 추기경 임명을 앞두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톨릭 교세가 커지고 있는 비(非)유럽과 비북미 지역 출신 추기경을 상당수 임명할 것이며 한국도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월스트리트저널)는 외신 보도로 네 번째 추기경 배출 기대가 높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즉위 뒤 첫 아시아 순방지로 한국을 택한 점도 한국인 추기경의 추가 탄생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네 번째 추기경 배출에는 실패했지만 확장하는 교세 등으로 한국에서 추기경이 나올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물망에 오르는 후보는 천주교주교회의 의장인 김희중(68ㆍ광주대교구) 대주교와 전 주교회의 의장인 강우일(70ㆍ제주교구) 주교, 대전교구의 유흥식(64) 주교 등이 꼽힌다. 이들은 지난해 19명의 추기경이 임명될 때에도 주요 후보로 거론됐다. 특히 강 주교가 유력하다는 의견이 많다. 강 주교는 지난해 10월 세계주교대의원회의(주교 시노드) 임시총회의 최종문서를 작성하는 교부(敎父) 6명 중 1명으로 임명될 정도로 교황의 신임을 받고 있다.
한편 지난해 12월 기준 전세계 추기경은 208명이며 교황 선출권을 지닌 80세 미만은 112명이다. 한국은 지금까지 3명의 추기경(고 김수환ㆍ정진석ㆍ염수정)을 배출했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김지은기자 lu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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