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아시아 여객기 추락 사고 원인은 착빙(着氷ㆍicing)에 의한 엔진 이상일 가능성이 유력하다는 내용의 공식 보고서가 나왔다.
BBC 등은 인도네시아 기상기후지질청(BMKG)이 14쪽 분량의 보고서에서 “인도네시아 자바해 상공에서 에어아시아 여객기를 추락시킨 가장 가능성 있는 기상 현상은 착빙으로 인한 엔진 손상”이라고 밝혔다고 4일 보도했다. 난기류는 항공기 추락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 것이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전문가들을 인용해 착빙이 비행속도 감지기나 다른 운항 장치에 연쇄적인 문제를 야기시켰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또 사고 당시 해당 상공은 천둥을 포함한 폭풍우로 기상 조건이 나빴고 착빙으로 엔진 이상이 생긴 항공기에 치명적이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착빙은 항공기가 찬 구름을 통과할 때 기체 표면에 얼음이 달라 붙는 현상이다. 얼음 알갱이가 엔진으로 들어가 손상을 일으키거나 얼음이 엔진 연소에 필요한 공기 유입을 막아 엔진 출력을 감소시키면서 정상적인 항공기 운항을 어렵게 한다.
그러나 착빙에 의한 엔진 손상 또는 고장이 최근 30년간 항공기 추락 사고의 원인인 적은 없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덧붙였다. 1990년대 중반부터 2008년까지 12대 이상의 항공기에서 이중엔진 정지 또는 연소 정지 사고가 발생했지만 잠시 후 엔진이 재작동했기 때문이다. 또 엔진 제조사인 GE와 미국 안전규제기관들에 따르면 2008년 이후엔 소프트웨어를 개선하면서 문제가 해결됐다. 이번 보고서는 인도네시아 정부 차원의 첫 번째 공식 보고서지만 기상당국은 “최종 결론은 아니다”라고 단서를 달았다.
인도네시아 당국이 사고 당일 해당 노선의 운항 승인을 하지 않았던 사실도 뒤늦게 밝혀졌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당국은 지난해 10월 에어아시아의 운항일을 주 4일로 축소했다. 에어아시아는 수라바야-싱가포르 노선을 월요일과 화요일, 목요일, 토요일에만 운항하게 돼 있었는데 사고가 난 일요일에도 여객기를 띄웠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에어아시아가 자사에 배정된 노선 규정을 위반했다며 해당 노선 운항을 2일부터 중지시켰다. 한편 싱가포르 민간항공청(CAAS)은 에어아시아가 사고 당일 노선 운항에 필요한 승인을 받았다고 밝혀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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