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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 뒤에도 라이브홀 외면 않는 밴드, 그들 덕에 20년 이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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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 뒤에도 라이브홀 외면 않는 밴드, 그들 덕에 20년 이어와"

입력
2015.01.04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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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위ㆍ체리필터ㆍYB 등 거쳐가

"인디밴드 저변 위해 뭐든 할겁니다"

김천성 롤링홀 대표는 "라이브클럽, 인디밴드, 마니아들은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며 "록이 침체기에 접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함께 힘을 낸다면 더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배우한기자 bwh3140@hk.co.kr
김천성 롤링홀 대표는 "라이브클럽, 인디밴드, 마니아들은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며 "록이 침체기에 접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함께 힘을 낸다면 더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배우한기자 bwh3140@hk.co.kr

서울 서교동 일대의 라이브클럽. 이른바 '홍대 라이브신'을 개척한 장소 중 하나로 꼽히는 ‘롤링홀’이 탄생 20주년을 맞았다. 20주년을 기념해 1월 3일부터 2월 22일까지 7주에 걸쳐 열리는 공연에는 시나위를 비롯해 노브레인, 체리필터, 네미시스, 트랜스픽션 등 이름이 널리 알려진 밴드들이 대거 참여한다. 밴드 스트리트건스와 함께 활동 중인 소찬휘와 밴드 36.5도의 보컬을 맡은 배우 최민수도 로커로 이름을 올렸다.

1995년 라이브 클럽 ‘롤링스톤즈’으로 출발해 지금은 롤링홀과 문화마케팅 전문회사 ‘롤링컬처원’을 운영 중인 김천성(43) 대표를 공연장에서 만났다. 동교동에 있던 롤링스톤즈가 2004년 서교동으로 확장 이전한 것이 지금의 롤링홀이다. 롤링컬처원은 인디밴드의 음반 발매와 홍보를 위해 김 대표가 새로 설립한 회사다. 음악 스트리밍 사이트 ‘지니’와 연대해 인디밴드를 소개하는 ‘지니스 픽’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밴드 음악의 저변을 넓힐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 해야겠다고 늘 생각하고 있어요.”

김 대표는 록음악을 하던 친형으로부터 1997년 롤링스톤즈를 인수했다. “형님의 영향으로 록음악을 좋아했습니다만 라이브클럽에 대해선 전혀 몰랐죠. 그런데 우연히 가 본 클럽이 정말 매력적이었어요. 금방 마니아가 됐고 자연스럽게 롤링스톤즈를 인수하게 됐습니다. 그 땐 20년이나 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어요.”

1990년대 후반은 라이브클럽 문화의 태동기였고 운영에 어려움이 많았다. 외부의 시선도 곱지 않았다. 규모가 작은 라이브클럽은 일반음식점으로 등록하고 공연 중 음식을 팔면서 수익을 냈는데 이것이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단속 대상이 됐다. 1999년에는 클럽과 밴드들이 의기투합해 라이브클럽 합법화를 촉구하는 공연을 열었다. 결국 정부는 식품위생법 시행령을 개정해 일반음식점 내 밴드 공연을 인정했다. “1990년대만 해도 라이브클럽 영업은 거의 불모지나 마찬가지였어요. 그 때부터 운영해온 ‘빵’이나 ‘재머스’ 같은 공간들이 더 인정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많은 밴드들이 롤링홀을 거쳐갔다. 김 대표가 ‘선배님’이라 부르는 시나위, 에이치투오, 블랙홀 등 1990년대 전성기를 누렸던 하드록 밴드와 체리필터, YB 등 현재 유명한 밴드가 모두 롤링홀을 각별하게 여긴다. “선배님들은 원래 라이브홀 공연을 하지 않는데 롤링홀에선 꼭 해주셨어요. 체리필터와 YB도 정말 고마운 아티스트들입니다. 홍대에서 활동할 때도 팬들이 많았는데 지금도 해마다 조건 없이 공연해주는 친구들이죠.”

김 대표는 자신의 결정적인 순간으로 2000년 롤링스톤즈 화재 사고를 꼽는다. “화재가 났을 때는 개인적으로 힘들기도 해서 클럽 운영을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할 정도였어요. 그런데 사고 다음날 클럽에 가보니 여러 그룹들이 응원 벽보를 남겨둔 거예요. 공연료 없이 ‘롤링스톤즈 복귀 공연’도 열어줬습니다. 정말 감동했어요. 뮤지션들은 제가 준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돌려주는 멋진 사람들이에요.”

김 대표는 지금도 바쁘게 뛰고 있다. 젊고 재능 있는 밴드를 발굴해 롤링홀에 세우는 작업을 계속 이어갈 생각이다. 인디밴드 음악의 중심이 모던록으로 쏠리면서 하드록이 덜 조명되는 것 같아 아쉬운 마음도 생긴다고 했다. 이번 20주년 공연에는 처음으로 힙합 팀을 세우기로 했다. “옛날 록, 모던록과 힙합 모두 라이브로 사랑받는 음악입니다. 라이브를 할 수 있는 아티스트라면 누구나 롤링홀에서 팬들과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하려 합니다.”

인현우기자 inhy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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