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석 9단에게 바둑은 인생의 큰 부분이지만 전부는 아니다. 손에서 돌을 내려놓으면 여느 20대 청년처럼 자신만의 시간을 갖는다. 특히 하루 2~3시간의 운동은 그가 가장 효율적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이다. 김 9단은 “예전에는 유도를 했고 요즘에는 배드민턴을 친다”며 “대국에서 중요한 요소인 집중력과 체력을 키우는 데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1석2조”라고 말했다.
정적인 취미도 가지고 있다. 김 9단은 “평소 가수 박효신의 노래를 좋아하고 조용한 분위기의 음악을 많이 듣는다”며 “책도 많이 읽으려고 하는데 시간이 부족해서 꾸준히 보지는 못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바둑을 소재로 한 영화나 드라마가 대중의 큰 관심을 받았던 만큼 이들 콘텐츠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궁금했다. 김 9단은 “‘미생’ ‘스톤’ ‘신의 한 수’ 등 바둑 콘텐츠가 나오면 되도록 찾아보는 편”이라며 “대중이 바둑을 쉽고 재밌게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바둑계에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각 콘텐츠에 대한 짧은 평가도 이어졌다. “‘미생’에는 대국 장면이 거의 나오지 않는데도 작가의 바둑 이해도가 상당히 높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신의 한 수’는 내기 바둑이나 조폭 등 일반 바둑기사로서는 잘 모르는 세계의 이야기가 나와 오히려 생소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바둑에 대한 이해도가 가장 높았던 작품은 ‘스톤’”이라고 평가했다.
바둑을 소재로 한 콘텐츠가 늘어도 바둑 인구는 줄어드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대해서도 물었다. 그는 “어린 친구들의 관심이 점점 컴퓨터나 모바일 게임 쪽으로 쏠리는 것 같다”며 “바둑 역시 참 잘 만들어진 게임이라고 생각하는 만큼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주면 더할 나위 없겠다”고 밝혔다.
박주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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