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빅2' 제주서 첫 맞대결
文 "당 살려내 대선패배 책임질것…집토끼·산토끼 다잡겠다"
朴 "당권·대권 다 갖는건 무책임…대선패배 석고대죄해야"
새정치민주연합의 2·8전당대회 당권 레이스에서 양강구도를 형성한 문재인·박지원 후보가 3일 나란히 제주도당 당원합동 간담회에 참석했다.
출마선언 후 처음 한 자리에서 만난 두 후보는 대선 후보가 당권까지 가져서는 안 된다는 '당권·대권 분리론'이나 대선패배 책임론 등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박 후보가 먼저 문 후보를 겨냥해 "당권과 대권을 구분, 대권 후보는 국민들 속에 들어가 몸과 마음을 섞어야 한다"면서 포문을 열었다.
박 후보는 "당권을 갖고 대통령 후보를 함께 해도 된다는 것은 대선패배의 책임을 느끼지 않는 한가한 소리"라며 "대선 패배에 대해 처절히 반성하고 석고대죄해야 한다"고 문 후보를 압박했다.
이어 "우리 당에서 핵심 자리에서 대선을 치른 경험을 가진 사람은 이해찬 전 대표, 김한길 전 대표, 그리고 박지원"이라며 "그러나 2012년 대선 당시 이 세 명을 쫓아내고 중앙당에도 오지 못하게 했다"고 문 후보 측의 폐쇄성을 꼬집었다.
박 후보는 또 "4월 보궐선거를 두고 시민사회가 단일화를 요구하면 대권후보는 표를 의식해서라도 거절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런 악역은 저같은 사람밖에 할 수 없다. 저는 원내대표 시절에도 통합진보당과 함께 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고 강조했다.
이에 맞서 문 후보는 "당권은 다른 분에게 주고 저에게 큰 정치를 하며 다음 대선을 준비하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지금 우리 당의 상황이 그럴 수 있을 정도로 안이하지 않다"며 즉각 반격에 나섰다.
문 후보는 "이대로 간다면 총선도 대선도 희망이 없고 당의 존립조차 장담하기 어렵다"며 "특히 저는 당에서 큰 혜택을 받은 만큼, 당을 살리는 데 몸을 던져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표로 취임한다면) 집토끼는 물론 산토끼도 잡겠다"고 장담했다. 이는 친노 진영이 그동안 이념적 선명성만을 강조해 중도층과 멀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문 후보는 "당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면, 뿌리를 깊게 내려 왼쪽이든 오른쪽이든 넓게 가지를 펼칠 수 있다"며 "김대중 대통령이 'DJP 연합'을 성사시킬 수 있었던 것도 그의 정체성이 의심받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빅2'를 제외한 후보들은 제주도당 간담회에 참석하는 대신 자신의 전략지역에서 선거운동을 벌였다. 양강 후보의 제주행에 '들러리'를 서기보다는 예비경선인 '컷 통과'를 위해 당 중앙위원 등을 접촉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박주선 후보와 이인영 후보는 수도권에 머물면서 예비선거인단 등을 접촉에 나섰고, 조경태 후보는 경북 중앙위원들과 간담회를 가진 후 정대철 상임고문을 포함해 당의 원로를 만나 의견을 들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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