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L 레드스킨스 인종차별 논란... 항의 시위·상표권 보호 취소 당해
넥센 준우승 후 광고 효과 톡톡... 러시앤캐시, 팀까지 인수해 활짝
“우리는 사람이다. 우리는 당신들의 마스코트가 아니다.”
지난달 29일(한국시간) 북미 원주민 관련 단체들은 미국프로풋볼(NFL)팀 레드스킨스의 홈경기가 한 창인 페덱스필드 경기장을 찾아가 가두 시위를 벌였다. 100명 가량이 모인 시위대는 경찰들에게 둘러 싸여 항의를 이어나갔다. 항의 시위의 주된 이유는 레드스킨스의 팀 이름 ‘레드스킨스(Redskins)’다.
레드스킨스는 오래 전부터 팀명과 마스코트로 곤혹을 치러야 했다. 북미 원주민들을 가리키는 ‘붉은 피부(Redskins)’가 인종차별적인 표현이라는 이유에서다. 지난 6월 미국 특허청은 레드스킨스의 트레이드마크 보호는 금지돼야 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레드스킨스팀은 연방 상표법에 등록된 구단의 상표등록 6개를 모두 취소해야 했다. 구단은 이름을 계속 유지할 수 있었지만 상표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데에 재정적, 정치적 부담을 안게 됐다.
레드스킨스의 구단주 다니엘 스나이더는 올해 초 원주민 지역사회를 돕기 위한 재단을 설립하기로 하는 등 화해의 손길을 내밀기도 했지만 80년이나 지속해온 팀의 정체성을 바꿀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팀 클리블랜드 역시 비슷한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클리블랜드는 ‘와후 추장’으로 불리는 인디언 추장의 익살스러운 얼굴을 마스코트로 사용하고 있다. 레드스킨스의 마스코트와 마찬가지로 새빨간 피부는 북미 원주민을 비하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북미 원주민들은 최근 수년간 클리블랜드의 홈 개막전에 맞춰 마스코트와 이름을 교체하라는 항의 시위를 벌여왔다. 미국 정치계에서도 프로 스포츠팀의 인종차별적 팀 명과 로고를 퇴출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에 반해 한국 프로야구의 넥센 히어로즈는 오히려 네이밍으로 함박웃음을 터뜨리고 있다. 서울히어로즈프로야구단은 2008년 ‘네이밍 스폰서’라는 개념을 도입해 프로야구 제8구단으로 창단했다. 넥센타이어의 류승렬 홍보과장은 “원래 준우승은 광고를 잘 안 하지만 2014 한국시리즈 이후 넥센 히어로즈 준우승 텔레비전 광고를 했다. 미래를 향한 선수들의 도전에 초점 맞췄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히어로즈의 개성과 넥센타이어의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접목이 잘 된 케이스”라고 설명했다.
2010년 한국야구위원회(KBO)의 마케팅 자회사 KBOP에 따르면 넥센타이어는 3억여 원을 투자해 25배인 75억여 원의 광고 효과를 봤다. 2011년, 2013년 두 차례 계약을 연장해 2015년까지 넥센히어로즈의 메인 스폰서로서 스포츠 마케팅을 할 수 있다.
러시앤캐시도 네이밍 스폰서로 프로배구 V리그에 발을 들여놓았다가 아예 구단을 인수한 경우다. 러시앤캐시는 OK저축은행으로 팀명을 바꾸면서 분위기 쇄신에 성공했다. OK저축은행은 지난해 7월 개명 이후 2014~15시즌부터 성적이 고공행진하면서 모기업도 더불어 이미지가 좋아졌다라는 안팎의 평가를 받는다. 장재홍 OK저축은행 홍보팀장은 “금융기업으로서 홍보하는데 한계가 있었는데 스포츠를 통하니 효과가 훨씬 크다”며 “팀명을 바꾼 이후 연고지와의 협력도 강화됐다”고 말했다.
이밖에 경기장 명칭에 대한 사용권을 갖는 네이밍 라이츠(Naming Rights)도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날이 대표적이다. 아스날의 홈경기장은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이다. 에미레이츠 항공사가 구장 명칭사용권을 따냈기 때문이다.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의 홈구장 명칭도 알리안츠 아레나로 불리고 있다. 알리안츠 생명이 네이밍 라이츠 권리를 행사한 것이다. 국내에선 프로야구 KIA의 홈구장‘광주-KIA 챔피언스 필드’를 꼽을 수 있다. 기아자동차 측에서 구장 건립비 300억원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현주기자 memor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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