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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본 인터스텔라, 책으로 복습하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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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본 인터스텔라, 책으로 복습하고 싶다면...

입력
2015.01.02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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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지문위원인 물리학자가

영화 속 이론 친근하게 설명

우주 기본지식부터 영화 제작과정 등

독자의 흥미ㆍ이해 높이는 내용

인터스텔라의 과학 킵 손 지음ㆍ전대호 옮김 까치ㆍ328쪽ㆍ2만5,000원
인터스텔라의 과학 킵 손 지음ㆍ전대호 옮김 까치ㆍ328쪽ㆍ2만5,000원

2014년 최고의 문화 콘텐츠로 꼽히는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영화 ‘인터스텔라’의 자매품격인 책이 나왔다. 과학 자문위원으로 영화에 참여한 킵 손 캘리포니아 공대 명예교수의 책 ‘인터스텔라의 과학’은 영화 속에서 충분히 설명되지 않은 과학적 이론을 대중의 언어로 쉽게 풀어냈다.

책은 영화 속 과학이론의 빈틈을 메워줄 뿐 아니라 영화 제작의 전후 상황을 담았다는 점에서 ‘인터스텔라’의 팬들에겐 퍼즐을 맞추는 듯한 재미를 준다. 스티븐 호킹 박사의 친구이자 그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물리학자인 저자는 70대의 노학자답지 않은 열정과 친근한 언어로 영화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책은 서문에서부터 대중이 몰랐던 사실을 알려주며 독자의 흥미를 유발한다. 영화의 과학 자문위원으로만 알려졌던 킵 손 교수는 사실 제작자 린다 옵스트와 함께 ‘인터스텔라’를 탄생시킨 장본인이었고 놀런 감독은 물론 시나리오 작가인 조너선 놀런, 배우 매튜 매커너히, 앤 헤서웨이, 마이클 케인 등의 영입 과정과 그들의 물리학 공부에 직ㆍ간접적으로 관여했다. 14쪽 짧은 분량 속에 담긴 영화의 프리프로덕션 과정을 읽고 나면 ‘인터스텔라’가 천재감독과 최고 과학자의 합작품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영화 '인터스텔라'에 등장하는 브랜드 교수의 중력 방정식은 과학 자문위원으로 영화에 참여한 킵 손 교수가 직접 칠판에 작성한 실제 물리학 방정식이다. 까치 제공
영화 '인터스텔라'에 등장하는 브랜드 교수의 중력 방정식은 과학 자문위원으로 영화에 참여한 킵 손 교수가 직접 칠판에 작성한 실제 물리학 방정식이다. 까치 제공

1부 ‘기초’는 우주에 대한 기본 지식을 설명한다. 굳이 ‘인터스텔라’ 관객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알아두면 유용할만한 정보를 담았다. 빅뱅, 자기장과 중력장, 뉴턴 법칙 등 한번쯤 들어봤지만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던 과학법칙과 이론을 일상생활의 예를 들어 설명한다. 1부만 떼어놓아도 기초과학서적으로 충분할 만큼 방대한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한 점이 탁월하다.

책의 실질적인 내용은 2부에서 시작한다. 영화에 등장한 블랙홀 ‘가르강튀아’를 다룬 2부에서는 블랙홀의 구조를 파헤치고 영화 주인공들을 블랙홀로 이끈 ‘중력 새총 효과’ 등을 설명한다. 딱딱한 과학 지식으로 독자가 지루함을 느낄 때쯤 ‘인터스텔라’ 속 블랙홀과 웜홀의 시각효과 제작과정 등을 기술해 호흡을 조절한다. 책 곳곳에 등장하는 영화제작 과정은 독자의 흥미를 유지시키는 것 말고도 추상적인 과학지식을 구체적인 영상으로 떠올리게 한다는 점에서 독자의 이해도를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된다.

저자는 3부 ‘지구에 닥친 재앙’에서 영화에 등장하는 지구의 위기가 현실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병충해로 땅이 피폐해진 영화 속 설정을 학술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저자는 자신의 전공분야가 아닌 병충해를 공부해야 했다. 저자가 전문가들을 일일이 찾아 다니며 기록한 짧은 문답은 다른 행성을 찾아 떠나는 인류의 모습이 영화 속 설정으로만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4부 ‘웜홀’과 5부 ‘가르강튀아 주변 탐색’ 등에서는 주인공들이 타고 있는 우주선 인듀어런스 호의 작동 원리를, 6부 ‘극한의 물리학’과 7부 ‘클라이맥스’는 5차원 이상의 세계와 테서랙트(4차원 정육면체)를 다룬다.

대중의 언어와 다양한 사진, 그림으로 쉽게 풀어낸 책이지만 물리학 자체가 가진 난해함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는다. ‘과학전도사’ 원종우의 저서 ‘파토의 호모 사이언티피쿠스’를 함께 읽으면 한결 이해하기 쉽다.

박주희기자 jxp93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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