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폐암 치료에서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등 폐암을 유발하는 특정 유전자 변이에만 작용하는 ‘EGFR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제’가 주목 받고 있다. 국내 출시된 EGFR 억제 표적치료제로는 이레사(성분명 게피티닙), 타세바(성분명 엘로티닙)가 있다. 1세대 표적치료제들이다.
지난해 10월 보험 급여를 받아 출시한 베링거인겔하임의 지오트립(성분명 아파티닙ㆍ사진)은 1세대 표적치료제보다 더 강력히 표적을 차단하는 메커니즘을 통해 암세포를 강력히 억제하는 차세대 표적폐암치료제다.
지오트립은 한 개 경로만 막는 1세대 치료제와 달리 암세포의 대사, 성장, 전이를 돕는 4개의 핵심 경로를 모두 차단한다. 실제 주요 임상시험 결과, 지오트립은 가장 흔히 나타나는 EGFR 변이(Del19/L858R) 양성 비소(非小)세포폐암 환자에서 화학요법 치료군보다 생존율을 3개월 늘려 27.3개월의 생존기간을 나타냈다. 1차 치료제로 폐암 환자의 생존율을 개선한 것은 지오트립이 유일하다.
또한, 종양이 자라지 않고 환자의 생존기간도 1년 이상(13.6개월)으로 화학치료 요법(페메트레시드와 시스플라틴 치료군) 치료군이 6.9개월인데 비해 무(無)진행 생존기간도 의미 있게 개선됐다. 특히, 지난 11월 아시아태평양 폐암학회(APLCC)에서 발표된 지오트립 아시아인 대상 임상 결과, 지오트립이 가장 흔한 유형의 EGFR 변이(엑손 19 결실; del19) 양성 아시아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에게 1차 치료요법으로 사용할 때 화학요법보다 의미있는 생존기간 연장 효과를 보였다.
1차 치료로 지오트립을 투여 받은 아시아 환자군에서 전체 생존기간이 33.3개월이었다. 반면, 화학요법으로 치료받은 환자군은 22.9개월에 불과했다. 지오트립 치료군에서 의미있게 생존기간이 늘어났고, 사망 위험을 43%까지 줄였다.
비소세포폐암 치료에서 전체 생존기간 연장을 입증했다는 점은 의학적으로 중요한 발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폐암이 다른 암보다 생존율이 현저히 낮다는 점을 고려할 때, 종양을 잘 조절해 생명을 늘릴 수 있다는 것은 환자에게 큰 희망이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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