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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춘, 시무식서 '문건파동' 사실상 유감표명 왜

입력
2015.01.02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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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발언 이례적 전문공개… 朴대통령 재신임 방증 관측도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29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2014년 핵심 국정과제 점검회의'에 참석해 정홍원 국무총리(왼쪽), 김기춘 비서실장(뒷쪽)과 입장하고 있다. 홍인기기자 hongik@hk.co.kr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29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2014년 핵심 국정과제 점검회의'에 참석해 정홍원 국무총리(왼쪽), 김기춘 비서실장(뒷쪽)과 입장하고 있다. 홍인기기자 hongik@hk.co.kr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 2일 신년 시무식 자리를 빌려 이른바 '비선실세' 국정개입 파문을 낳은 청와대 문건유출 파동에 대해 사실상 유감을 표명했다.

지난해 11월28일 첫 언론보도 이후 36일만이다.

김 실장은 이날 오전 청와대 비서실 시무식에서 "돌이켜보면 우리 나름대로 노력한다고 하지만 여러가지 불충(不忠)한 일들이 있어서 위로는 대통령님께, 나아가서는 국민과 나라에 많은 걱정을 끼친 일들이 있다"고 말했다고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김 실장이 언급한 '여러 불충한 일들'은 박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정윤회씨의 국정개입 의혹 등을 담은 문건유출 파문 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됐다.

이번 파동과 관련해서는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과 그의 부하였던 박관천 경정이 검찰수사를 받고, 박 대통령의 최측근 '비서 3인방'도 처신이 논란이 돼 야당으로부터 인적쇄신 공세를 받는 등 파문에 휘말린데 대해 유감을 표명하면서 비서실의 기강 확립을 강하게 촉구한 것이다.

"청와대에서 국가원수를 모시고 근무하는 우리들의 가슴이나 머리 속에 개인의 영달이나 이익을 위해 이 직위를 이용하거나 활용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이곳에서 일한다는 영광이 자기 자신을 위해 있다는 이심(異心), 즉 다른 마음을 품어서는 안 된다" 등의 당부를 한 것 역시 앞으로 김 실장이 비서진들의 기강을 더욱 바짝 다잡겠다는 각오를 밝힌 것으로 풀이됐다.

김 실장은 그러나 이처럼 '불충'을 거론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거취에 대해선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는 박 대통령이 재신임을 했다는 방증이라는 해석을 낳고 있다. 청와대가 이례적으로 김 실장의 발언내용을 공개한 것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싣는다.

다른 시각에서는 김 실장이 '총대를 메고' 문건파문에 대한 청와대 비서진의 책임과 이에 따른 유감표명을 함으로써 연초에 예정된 박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부담을 덜어주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함께 문건파문과 관련해 오는 9일 국회 운영위에 청와대 비서진이 출석하게 돼 있는 만큼 야당의 예봉을 다소라도 누그러뜨리기 위한 '정지작업'의 성격도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없지 않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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