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새해 벽두부터 내년 미국 대선에 나설
민주ㆍ공화당 거물 후보들의 행보가 본격화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공화당의 유력 주자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대선 출마를 위한 주변 정리에 들어갔고,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주요 행사에서의 발언 내용과 수위를 핵심 지지층 결집에 정조준하는 모습이다.
WP는 부시 전 지사가 지난해 말을 끝으로 영리교육 기업인 아카데믹 파트너십 포기한 것은 물론 자신이 설립한 비영리 교육 재단 이사회에서도 탈퇴했다고 보도했다. 부시 전 지사의 대변인인 크리스티 캠벨은 “대선 출마 여부를 고심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쏟고자 2007년 공직을 떠난 이래 맡았던 모든 사기업 등의 직함을 벗어 버렸다”고 설명했다.
부시 전 지사는 이에 앞서 영국계 다국적 금융 업체인 바클레이즈 자문역을 사임했고 텍사스 주 댈러스에 기반을 둔 건강관리 회사 테넷 헬스케어 이사에서도 물러났다. 또 지난해 12월17일 페이스북을 통해 “2016년 대선 출마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힌 이래 고액 강연도 중단했다.
미국 언론들은 대선 출마를 공식 발표하기 전에 문제의 소지가 있을 만한 직함을 모두 내려놓아 당 안팎의 비판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해석했다. 2012년 공화당 대통령 후보였던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사모펀드 베인 캐피털을 통해 거액의 부를 축적한 사실이 공개돼 곤경에 처한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겠다는 것이다.
올 봄 공식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예상되는 클린턴 전 장관은 자신의 중도적 이미지를 탈색하려는 모습이 역력하다. ▦이민개혁 ▦기후변화 ▦쿠바와의 관계 정상화 ▦흑백 인종 갈등 등 국정의 주요 이슈에서 지나칠 정도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보조를 맞추려는 행보다. WP는 “민주당 후보 지명전에서 마틴 오말리 전 메릴랜드 주지사, 짐 웹 전 상원의원,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등 진보성향 경쟁자들로부터 밀리지 않기 위해 핵심 지지층과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연대를 강화하는 것”라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또 “지난해 말을 고비로 클린턴 전 장관의 언행이 과거 대선 후보와 국무장관 시절의 중도 색채 대신 초기 인권운동 변호사 시절로 회귀한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일부에서는 그러나 진보 성향 표를 잡기 위해 내놓은 말과 행동이 본선에서 공화당에게 공격의 빌미를 제공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부시와 클린턴에 비해 중량감은 떨어지지만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도 공화당 대선 후보 경쟁에서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루비오 의원은 1일 미국 공영 라디오 방송 NPR와의 인터뷰에서 “플로리다 주는 2016년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2명의 후보를 배출할 수 있다”며 대권 도전 의향을 넌지시 내비쳤다. 루비오 의원은 “부시 전 주지사와는 지지층이 많이 겹치기는 하지만 때로는 갈리기도 한다”며 “내가 대권 도전을 선언했을 때 이런 사실이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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