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1일 신년사에서 고위급접촉 재개는 물론 분위기가 마련되면 남북 정상회담도 개최할 뜻이 있다고 밝히는 등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적극적으로 내비쳤다.
김정은은 이날 조선중앙TV를 통해 육성으로 신년사를 발표하며 “우리는 남조선 당국이 진실로 대화를 통하여 북남관계를 개선하려는 입장이라면 중단된 고위급접촉도 재개할 수 있고 부분별 회담도 할 수 있다고 본다”며 “분위기와 환경이 마련되는 데 따라 최고위급 회담도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이는 정부가 지난해 12월 29일 통일준비위원회 명의로 남북 당국회담을 제의한 데 대해 사실상 화답한 것이다.
김정은은 이날 “북남 사이 대화와 협상 교류와 접촉을 활발히 하여 끊어진 민족적 유대와 혈맥을 잇고 북남관계에서 대전환, 대변혁을 가져 와야 한다”며 신년사의 상당 부분을 남북관계 개선에 할애했다. 지난해 신년사에서도 “북남 사이 관계개선을 위한 분위기를 마련해야 한다”며 유화 메시지를 보내긴 했지만 올해 신년사에서는 ‘고위급 접촉’, ‘최고위급 회담’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한 발 더 나아갔다.
김정은은 대화 의지를 밝히면서도 정부의 대북 적대시정책의 전환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남조선 당국은 외세와 함께 벌이는 무모한 군사연습을 비롯한 모든 전쟁 책동을 그만둬야 한다”며 “자기의 사상과 제도를 절대시하면서 체제대결을 추구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대외 경제 관계를 다각적으로 발전시키며 원산, 금강산 국제관광지대를 비롯한 경제개발구 사업을 적극 밀고 나가야 한다”며 사회주의 경제강국 건설과 주민 생활 향상을 위한 정책에 대한 국정방향도 제시했다.
한편 김정은은 신문 사설을 통해 신년사를 발표했던 선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달리 집권 2년차인 2013년부터 해마다 육성으로 신년사를 연설해오고 있다. 조부인 김일성 주석이 육성으로 신년사를 발표했던 것에 비춰볼 때 김정은의 신년사도 ‘조부 따라하기’ 일환으로 여겨진다.
정승임기자 cho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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