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신년사에서 “한 번 쏜 화살은 돌아오지 않고 중간에 그만두면 아무런 성취도 얻을 수 없는 법”이라며 새해에도 반(反)부패 투쟁과 개혁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시 주석은 지난 31일 밤 CCTV 등을 통해 방송된 신년사에서 “새해에는 인민의 기대가 우리의 행동이 되고 인민의 희망이 생활의 현실이 되게 해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이를 새의 두 날개와 차의 두 바퀴에 비유했고 특히 ‘반부패’를 언급할 땐 모았던 두 손을 풀어 주먹을 쥐어 보이기도 했다.
시 주석은 나아가 “중국은 자신의 앞길뿐 아니라 세계의 앞길도 살펴야 한다”며 “세계 각국 인민들과 힘을 합쳐 모든 이가 기아와 전쟁의 고통에서 벗어나고 모든 어린이가 평화의 태양 아래 건장하게 자랄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의 신년사 발표 장면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그의 집무실에서 촬영됐다. 화면엔 고위 간부들과 직통 연결되는 것으로 알려진 붉은색 유선 전화기 2대와 흰색 유선 전화기 1대가 책상 위에 놓여 있었다. 서류철과 하루에 한 장씩 넘기는 책상 달력, 빨간 펜이 많은 필통도 보였다. 서가의 배열과 가족 사진 등이 달라졌다. 특히 지난해 축구공 차는 사진이 홀쭉했던 시 주석의 젊은 시절 사진이 눈길을 끌었다.
시 주석은 29세였던 1982년 중앙군사위원회 판공청에서 근무하다 스스로 지방 근무를 자처하고 내려가 이후 25년 동안 지방에서 근무하며 최고지도자가 되기 위한 경험과 정치적 자산을 쌓았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푸틴 "애국심과 단결로 경제난 극복하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31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애국심을 강조하며 “새해 어려운 과제를 함께 해결해 나가자”고 호소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에서 가장 먼저 새해를 맞은 극동 지역 주민들에게 “애국심은 가장 강력하고 고결한 감정”이라며 “크림과 세바스토폴 주민들이 원래의 고향(러시아)으로 돌아오기로 단호하게 결의했을 때 그들에게 형제애적 지원에서 애국심이 충분히 발휘됐다"고 강조했다. 또, “이 사건(크림 병합)은 러시아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이정표로 남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크림 병합을 역사적 사건으로 규정하며 국민의 전폭적 지지를 애국심의 표현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푸틴은 이어 “지난 한 해를 보내면서 국민 여러분의 단결과 연대, 정의감과 명예심, 조국의 운명에 대한 책임감, 조국의 이익을 수호하고 승리와 시련의 날에 조국과 함께 있으려는 자세에 진실로 감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2월 소치 동계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른 것도 선수들과 이들을 성원한 국민의 공”이라며 거듭 사의를 표했다.
푸틴 대통령은 “새해엔 적잖은 과제들을 해결해야 한다”며 “새로운 해는 우리가 어떻게 만들어 나갈지, 각자가 얼마나 효율적이고 창조적으로 일할지에 달렸으며 다른 처방은 없다”고 역설했다. 그는 “우리는 자신과 자녀들, 러시아를 위해 모든 예정된 일들을 이행하고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푸틴의 신년사는 서방의 제재와 국제 유가 하락 등에 따른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해 애국심과 단결을 호소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메르켈 "반이슬람 집회에 참여하지 말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31일 밝힌 신년사에서 “마음속에 편견, 냉담, 증오를 지닌 반(反) 이슬람 운동 주도 세력이 마련하는 집회에 참여하지 말라”고 국민에게 당부했다.
메르켈 총리는 신년사에서 최근 드레스덴을 중심으로 ‘유럽의 이슬람화에 반대하는 애국적 유럽인들’ 주도의 월요시위가 번지며 사회적 논란을 일으키자 이같이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옛 동독 민주화 운동 당시 사용된 ‘우리가 국민이다’는 구호를 이 시위 세력이 차용한 데 대해 “피부색이나 종교 때문에 ‘너희(이슬람)는 우리 중 일부가 아니다’라는 뜻으로 쓰고 있다”며 구호의 진정한 의미가 왜곡됐음을 지적했다.
그는 12일 자신이 속한 기독교민주당(CDU)의 자매정당인 기독교사회당(CSU) 전당대회 연설에서 “독일에선 이슬람교도나 다른 소수자에 대한 증오가 설 땅이 없다”고 강조했으나 반 이슬람 운동이 확산할 조짐을 보이자 “좀 더 선명하고 강경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주문이 안팎에서 나왔다.
메르켈 총리는 내전 등으로 자국을 떠나는 많은 난민에 대해서도 “우리가 그들을 돕고 수용해야 하는 것은 두말할 필요 없이 당연하다”며 “독일의 고령사회 흐름을 고려할 때 이민자를 받는 게 우리에게도 이익이 된다”고 덧붙였다.
메르켈 총리는 또 “러시아가 국제법을 위반하며 유럽의 안정을 해친다”는 입장을 되풀이하면서도 “우리는 러시아와 함께 하는 유럽의 안정을 원하지, 러시아에 반(反)하는 안정을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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