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죄 징역 3년6개월에 집유
나발니 최후진술 "정치적 재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이자 대표적 야권 지도자인 알렉세이 나발니(38)가 30일 횡령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나발니는 지난 2011, 2012년 러시아 대선 유세 당시 반(反)푸틴 집회를 여러 차례 주도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모스크바 자모스크보레츠키 법원은 30일 배송업체를 운영하며 프랑스 화장품 회사 이브 로셰의 러시아 지사 등의 회사 자금 3,100만루블(약 5억9,000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알렉세이 나발리에 징역 3년 6개월에 같은 기간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그의 동생 올렉 나발니에게는 징역 3년 6개월의 실형이 선고됐다.
나발니는 최후 진술에서 자신과 동생에 대한 사법 절차가 “정치적 성격을 띄는 것”이라며 판사가 동생 올렉에 실형을 선고하자“수치스럽지 않나. 무엇 때문에 그를 투옥 하는가. 나를 더 심하게 처벌하기 위해선가”라고 소리치며 항의했다.
나발니는 그 동안 자신의 반정부 활동 탓에 사법 절차가 진행돼 왔다고 당국을 비판해왔다. 그는 2013년에도 공기업 자산 횡령 혐의로 징역 5년에 같은 기간의 집행유예를 선고 받은 바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 국가들은 이번 판결에 대해 “야권 인사 탄압”, “정치적 동기가 개입된 재판”이라고 비판했다. 제프 래스키 미 국무부 공무장관은 “우리 관점에서 볼 때 이번 유죄 판결은 충격적”이라며 “이번 판결에는 (반정부)정치활동을 중단시키고 관련자들을 처벌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고 밝혔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고위대표실의 대변인도 “나발니 형제에 대한 혐의가 재판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면서 “이번 판결에는 정치적 동기가 개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신지후기자 h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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