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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의 송년회… 주제는 '김무성 때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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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의 송년회… 주제는 '김무성 때리기'

입력
2014.12.3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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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여명 참석 작심한 듯 金 성토 "개헌논쟁·인사권 사유화로 잡음"

金 대표는 기자단과 송년 오찬 "사당회라니…" 불쾌한 심기 역력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30일 서울 영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열린 친박계 의원모임 '국가경쟁력강화포럼' 송년 오찬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k.co.kr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30일 서울 영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열린 친박계 의원모임 '국가경쟁력강화포럼' 송년 오찬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k.co.kr

새누리당 친박 주류가 대규모 송년 모임으로 세력을 과시하며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혼자 전횡을 하려 한다”는 말로 비박계 지도부를 정면으로 공격하고 나섰다. 박근혜 대통령 집권 3년 차를 앞두고 친박ㆍ비박계 간 세력갈등이 본격화하는 징조로 풀이된다. 공교롭게도 친박 핵심 중진 7명이 ‘대선 승리 2주년’인 지난 19일 청와대에서 박 대통령과 만찬 회동을 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지면서 새해부터 당내 주도권 경쟁이 심상치 않게 전개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친박계, 김무성 정면 공격…“득표율 29%로 92% 득템하려 해”

친박계가 추축이 된 모임인 ‘국가경쟁력강화포럼’은 30일 여의도 한 중식당에서 대규모 송년 오찬 모임을 열고 작심한 듯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강하게 성토했다. 이날 모임에는 친박계 맏형 격인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과 3선의 김태환ㆍ서상기ㆍ안홍준ㆍ홍문종 의원 등 40명 가량이 참석했다.

포럼 간사인 유기준 의원은 모두발언부터 김 대표를 겨냥했다. 유 의원은 “선명하지 못한 당청 관계, 국민 역량과 관심을 분산시키는 개헌 논쟁, 당직 인사권을 사유화하는 모습 등으로 갈길 먼 정부와 여당의 발목을 잡는 일들이 끊임없이 터져 나오고 있다”며 “이런 행태가 야당이 아닌 여당 내부로 비롯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 최고위원도 모임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당의 최고 선배로서 길을 잘 못 가면 지적할 의무가 있다”며 “(김 대표가) 내년엔 좀더 많은 당내 소통을 하고 민주적으로 당을 운영해 주길 바란다”고 일침을 가했다.

회동 이후에는 비판 수위가 더 높아졌다. 친박 핵심 윤상현 의원은 “지난 전당대회에서 (김 대표의) 득표율은 29%였는데, 지금 당을 운영하는 모습을 보면 한 마디로 92% ‘득템’(수확을 뜻하는 인터넷 게임 용어)을 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많았다”며 ““당청 관계가 전례 없이 삐걱거리고 금 가고 있다”고 쓴 소리를 쏟아냈다. 유 의원도 기자들과 만나 “전당대회 득표율에 비해 대표가 자기 혼자 모든 것을 전횡하는 듯한 모습도 상당히 우려하고 있다”고 가세했다. 서 최고위원은 비공개 자리에서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명예 이사장의 여의도연구원장 임명을 거론하며 “여태까지 당직 인선을 이렇게 일방적으로 한 적이 없었다”고 거듭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무성(가운데) 새누리당 대표가 30일 출입기자단과의 송년 오찬에서 인사말을 마친 뒤 함께 박수를 치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k.co.kr
김무성(가운데) 새누리당 대표가 30일 출입기자단과의 송년 오찬에서 인사말을 마친 뒤 함께 박수를 치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k.co.kr

‘대선 1등 공신’ 김 대표, 대선 2주년 청와대 만찬 배제 논란

정치권에서는 당대표 경선 패배 이후 말을 아껴왔던 서 최고위원이 최근 들어 부쩍 목소리를 높이는 등 친박계가 ‘김무성 지도부’를 향해 공개적으로 노골적인 불만을 터뜨리고 있는 게 심상치 않다는 반응이다. 특히 대선 승리 기념 성격도 있는 19일 청와대 만찬회동에 ‘원조 친박’이자 대선 1등 공신으로 꼽히는 김 대표가 제외된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더욱이 참석자 대부분이 참석 사실 자체를 부인하는 데다, 회동 이후 김 대표에 집중포화가 쏟아지고 있다는 사실이 미묘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일각에서는 친박계가 박 대통령과의 교감 아래 조직적으로 비박계 지도부 때리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출입기자단 송년오찬에서 지난 19일 청와대 만찬회동과 관련해 “대통령이 의원들과 대화하는 건 좋은 일”이라며 직접적 언급을 자제했다. 하지만 본인이 초청되지 못한 것과 관련한 질문에 대해서도 “그렇게 못되게 질문을 하느냐”고 웃었지만 불쾌한 심기를 완전히 감추진 못했다. 이날 송년오찬에는 이인제ㆍ김태호ㆍ김을동 최고위원과 이군현 사무총장 등 주요당직을 맡은 의원들이 함께 했다.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비슷한 시간에 열린 국가경쟁력강화포럼에서 자신을 겨냥해 쏟아진 비판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대표로서) 공천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데 무슨 사당화냐”며 “내가 반 이상 (친박계 쪽에 당직을) 내놨다. 반 이상”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또 현재 진행 중인 당협위원장 선정을 “국민의 뜻을 물어 전부 여론조사로 하겠다”며 “(내년 4월 치러질) 3개 지역 보궐선거 공천도 100% 지역 주민의 뜻에 맡기고, 내년 1월 안으로 조기 공천하겠다”고 밝혔다. 공천권을 내려놓는 직접적 결단을 통해 친박계 공세에 적극 맞서겠다는 의지로 풀이 된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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