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풍 불어 2월까지 보내기 어려워" 대화 무드 조성에 긍정적 작용 전망
남북 대화 재개의 최대 암초였던 ‘삐라’를 북으로 날렸던 민간단체들이 당분간 전단 살포를 중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기상 조건상 전단 살포가 힘든 겨울에 한정된 일시적인 중단이지만 정부가 1월로 제의한 남북 당국회담에는 일단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30일 전화통화에서“겨울에 북쪽에서 바람이 불어서 11월 7일 이후로 전단을 못 보내고 있다”며 “기상조건 상 아무래도 2월까지는 보내기 힘들어 당분간 전단을 날릴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 동안 비공개로 전단을 살포했던 이민복 북한동포직접돕기운동 대북풍선단장도 “풍향만 맞으면 전단을 날릴 텐데 12월에는 북풍 때문에 한 차례도 날리지 못했다”며 “당분간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10월 10일 이 대표가 경기 연천 지역에서 비공개로 날린 전단을 향해 고사총을 사격, 무력충돌로 이어지는 초유의 사태에 이르기도 했다.
일시적이기는 하지만 2차 고위급접촉을 무산시킨 ‘삐라’변수가 일단 사라진 만큼 대화 무드 조성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전단 살포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건 아니지만 남북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분명히 기여하는 측면이 있을 것”이라며 “정부도 그런 점을 고려해서 1월에 회담을 제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박상학 대표가 내년 3월쯤 미국인권재단(HRF)과 함께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암살을 패러디한 영화 ‘인터뷰’ DVD를 풍선에 담아 보낸다는 계획이어서 전단이 또 다시 북한 도발의 변수가 될 수도 있다. 임 교수는 “꼬인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마련하는 차원에서 정부도 뒷짐만 지지 말고 단체에 살포 자제를 요청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승임기자 chon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