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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기술전도사가 필요하다

입력
2014.12.3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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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nology Evangelist’말 그대로 기술전도사다. 신앙을 전파하는 전도사처럼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자신들의 기술을 시장에 전파시키고 확산시키는 역할을 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애플 매킨토시 개발에 결정적 역할을 한 마이크 보이치가 처음 사용했다. 실리콘밸리에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애플컴퓨터의 수석 에반젤리스트인 가이 가와사키를 통해서다.

에반젤리스트는 컨퍼런스나 세미나에서 강연과 교육을 하거나 소셜미디어와 블로그를 통해 소식을 전달하고 기술을 소개하기도 한다. 신기술이나 널리 알려지지 않은 정보가 쉽게 전달될 수 있도록 책을 쓰기도 하고, 데모나 샘플 코드를 제공해 쉽게 이해되고 활용되도록 지원한다. 또한 개발자 및 기술 전문가 그룹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커뮤니티에서도 적극적으로 활동한다.

이와 같은 활동을 펼쳐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글로벌 IT 기업이 시장을 선도하는 표준을 확립하고 플랫폼을 장악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보쉬와 GM 등 자동차와 로봇 같은 다른 산업으로 확산되고 있기도 하다.

이렇듯 테크놀로지 에반젤리스트의 중요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에 맞춰 우리 정부 기조 중 하나인 창조경제 실현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창조경제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중소기업의 경우 과연 테크놀로지 에반젤리스트 시스템을 독자적으로 구축해 첨단기술ㆍ신제품 개발 등 기술사업에 성공할 만한 힘이 있을까?

중소기업이 독자적으로 기술사업화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술, 시장, 정책, 법률, 마케팅 등 포괄적인 측면에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하지만 자체인력의 역량 부족과 정보력 네트워크의 한계 등으로 개발한 신기술, 신제품의 시장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브랜드 파워 및 고객의 충성도가 부족한 중소기업의 경우 고객에 대한 신뢰성이 낮기 때문에 그 분야의 전문가들인 에반젤리스트들이 이런 문제를 해결해주는게 크게 도움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정부가 직접 테크놀로지 에반젤리스트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해 열악한 현실에 놓인 중소기업의 기술사업화를 도와 성공률을 높인다면 창조경제를 이룰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기술사업화 에반젤리스트 사업은 좋은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사업은 업계, 학계 등 산ㆍ학ㆍ연 전문가들을 적극 활용해 중소기업의 시장진출을 돕고 있다. ‘기술사업화 에반젤리스트 포럼’을 함께 개최하고 있으며 기존의 일반적인 포럼 형식을 더욱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빅데이터를 통한 네트워크 분석방법을 활용, 최근 산업 이슈를 도출하고 주요기관 및 인물을 검색한다. 뿐만 아니라, 본 사업을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기술사업화 애로사항이 가장 먼저 심도 깊게 진단되기 때문에 실효성도 높다.

이런 과정으로 지난해 그린 IT, 구조재, 의료기기 산업의 기업들을 대상으로 성과를 내기도 했다. 실례로 사업에 참여한 그린 IT 제품 개발 기업은 IBM, 오라클 등 글로벌 기업 및 대학, 국제변호사 등의 분야별 테크놀로지 에반젤리스트들을 통해 다양한 해결책을 제시받아 싱가포르, 태국, 말레이시아 등 3개국에 최적의 제품개발을 생산해 수출을 시도할 수 있었다.

정부는 이제 직접 테크놀로지 에반젤리스트가 되어 중소기업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문제해결을 위해 어떤 조치를 하는지, 그들이 이루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지속적으로 소통해야 한다. 그리고 이 활동을 통해 산ㆍ학ㆍ연이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중소기업의 성공을 돕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창조경제 실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최윤정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기술사업화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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