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수출 줄었지만 수입 감소 커
경상수지 114억弗 사상 최대 흑자
수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경상수지 흑자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수입 감소 영향이었다. ‘불황형 흑자’ 구조가 점점 더 심화되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달 광공업 생산 역시 10개월 만에 최대 감소폭을 보였다.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경상수지는 114억1,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전달보다 흑자폭이 25억7,000만달러 늘어난 것은 물론, 종전 사상 최대치인 지난해 10월(111억1,000만달러)을 뛰어 넘는 규모다. 올해 11월까지 누적 흑자도 819억달러를 기록, 사상 최대이던 작년(811억5,000만달러)을 이미 넘어섰다. 흑자 행진은 2012년 3월부터 33개월째다.
문제는 이런 기록적인 흑자 행진이 수출 증가로 달성된 게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달 수출은 502억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오히려 4.8% 줄었다. 그럼에도 대규모 흑자를 기록한 것은 국제유가 급락에 따라 수입 감소폭이 두드러진 탓이다. 지난달 수입은 400억4,000만달러로 하락폭이 10.4%에 달했다. 작년 2월(-14.5%) 이후 1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이다. 특히 품목별로 보면 광물(-24.7%) 석유제품(-18.6%) 원유(-13.6%) 등의 수입이 크게 줄었다. 모두 유가 급락의 영향을 많이 받은 품목들이다.
산업 생산도 경기 회복세를 이끌기엔 여전히 미약했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전(全)산업 생산은 전달보다 0.1% 늘어 10월(0.3%)에 이어 2개월 연속 증가했다. 하지만 전월 대비 증가폭은 둔화됐고,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하락폭(-0.5%)이 6개월 만에 가장 컸다. 특히 제조업을 비롯한 광공업생산은 10월보다는 1.3% 늘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하면 3.4% 줄었다. 이는 올해 1월(-4.3%) 이후 10개월 만에 최대 하락폭이다. 이와 함께,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달보다 0.2포인트 하락했고, 향후 경기 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지난달보다 0.1포인트 떨어졌다.
세종=이성택기자 highn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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