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 내륙 공략, 충칭에 제4 공장
中 요구 수용, 창저우에 제5 공장
중국 내 생산 규모 270만대로 증가
"중복 투자 부담이지만 현실적 대안"
중국 제4공장 부지를 놓고 중국 남서부 충칭(重慶)시와 베이징(北京) 근처 창저우(滄州)시 사이에서 깊은 고민에 빠졌던 현대자동차가 결국 두 곳 모두에 공장을 짓기로 결정했다.
현대차는 허베이(河北)성 창저우시에 30만대 규모의 제4 공장을, 충칭시에 30만대 규모의 5공장을 차례로 건립하기로 최근 각 지방 정부와 합의했다고 30일 밝혔다. 두 공장이 생산에 들어가면 현대ㆍ기아차는 현재 195만대인 중국 내 생산 규모를 270만대까지 늘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폭스바겐, 제너럴모터스(GM) 등과 주도권 경쟁을 제대로 벌일 수 있는 외형을 갖추게 된다. 폭스바겐과 GM은 2017년까지 중국 내 생산 규모를 각각 439만대와 290만대로 늘릴 방침이다.
현대차는 중국에서 갈수록 중요해지는 서부 내륙 지방의 전진 기지를 마련하고자 중국 4대 직할시 중 한 곳이자 서부 지역 요충치인 충칭에 공장 건립을 추진해왔다. 올 3월에 충칭시와 투자협약을 맺고, 공장 건설현장 숙소를 마련해 정지 작업까지 끝냈지만 베이징시와 중국 중앙정부가 수도권 일체화 계획에 따라 창저우에 있는 현대차 상용차 공장을 리모델링해서 새 공장을 지을 것을 요구하면서 6개월 넘도록 공사를 진행하지 못했다. 상황이 꼬이자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10년 넘게 현대차의 중국 1,2,3 공장 설립을 이끌어 오다 4월 사퇴한 대만계 화교 출신 설영흥 전 현대차 중국사업총괄 부회장을 6개월 만에 비상임고문 자격으로 불러 힘을 보태게 했다. 최중혁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커지는 서부 내륙 시장 공략을 위해 충칭 공장을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현대차로서는 기존 베이징 공장들과 창저우 새 공장이 중복 투자라는 부담에도 불구하고 중국 측 요구 사항을 들어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충칭, 창저우 동시 착공이 현실적 대안으로 꼽혀 왔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새해 2분기 창저우 공장을 착공한다. 프레스 차체 도장 의장을 갖춘 종합 공장으로 창저우시 209만5,000㎡의 부지에 건평 22만1,000㎡ 규모로 건설된다. 현대차는 2016년 하반기에 이 공장을 완공해 소형차를 양산하고 이후 30만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어 3분기 중 충칭 공장 건설도 시작한다. 30만대 생산 규모인 충칭공장은 200만㎡ 부지에 프레스 차체 도장 의장 엔진 생산설비를 갖추고 27만4,000㎡ 규모로 짓는다. 충칭시 량장(兩江)신구 국가경제개발구역에 건설돼 2017년 상반기부터 중소형 차량 및 중국 전략 차량을 양산할 계획이다. 이 밖에 기아차도 둥펑위에다기아 3공장을 증설하고 있다. 현재 30만대 규모인 3공장의 생산 능력을 2016년 45만대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최 연구원은 “현대ㆍ기아차가 해외 공장을 둔 8개 나라 중 평균 판매 단가, 생산성, 수익성 면에서 가장 좋은 성적표를 내는 곳이 중국”이라며 “완성차 관세가 22.5%에 달할 정도로 고관세 시장인 중국 내 생산을 늘린다는 것은 현대차 그룹으로서는 바람직한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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