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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내년 예산 큰폭 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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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내년 예산 큰폭 삭감

입력
2014.12.3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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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예산 막았지만 도정차질 불가피

원 지사 "비상체제로 도정 운영"

제주도의 내년도 예산안이 도와 도의회의 힘겨루기 끝에 의회를 통과했다. 우려했던 ‘준예산’ 집행 사태는 막았지만 대규모 예산 삭감으로 도정에 차질이 예상된다.

제주도의회는 지난 29일 밤 11시 제325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를 열어 제주도가 제출한 내년 예산안 3조8,194억원 가운데 1,682억원을 삭감한 수정 예산안을 의결했다. 이는 전체 예산안의 4.4%로 올해 제주를 제외한 16개 광역자치단체의 내년도 예산안 평균 감액비율 0.37%의 12배 가까운 규모다. 지자체의 예산 삭감 비율로는 사상 최고 기록이다.

도의회는 사업계획이 미흡한 도지사 공약사업, 중기지방재정계획 미반영 사업, 투융자 심사 미반영, 용역심의 미반영 사업, 공유재산계획 미반영 사업, 과도한 업무추진비, 외유성 여행경비, 유관기관 및 단체에 대한 선심성 예산, 사업계획이 미흡한 사업 등을 손질했다고 설명했다.

예산안 처리문제를 둘러싼 도와 의회간 갈등은 지난 15일 제324회 도의회 제2차 정례회 제5차 본회의에서 원 지사가 의회가 조정한 408억원 중 신규·증액 비목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며 ‘부동의’ 의견을 피력, 표결 끝에 새해 예산안이 ‘부결’처리되면서 의회와의 갈등이 시작됐다. 이어 지난 19일 원 지사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도의원 1인당 20억원 요구’ 발언으로 양측 관계는 급속하게 악화됐다.

구성지 도의회 의장은 이날 폐회사를 통해 “원희룡 제주지사를 만나 최종적으로 대화를 나눴지만 의회가 심의한 예산안에 대해 부동의를 하겠다는 뜻을 거듭 확인했다”며 “최종 담판이 결렬된 이상 준예산으로 가는 파국을 막는 길은 결국 의원들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새로운 예산을 만드는 일뿐이었다”고 말했다.

원희룡 지사는 30일 도의회가 예산을 대폭 삭감한 데 대해 “어떤 상황에서도 민생의 버팀목이자 목민관이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담담한 마음으로, 흔들림 없는 행정으로 이 사태에 대처하겠다”며 “종합적인 대비책을 세우고 실행할 수 있도록 비상체제로 도정을 운영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이어 “도정의 정상적 업무 추진에 막대한 지장이 빚어질 것이지만 행정이 더 경비 절감에 나서 기존의 관행을 타파해 나가겠다”며 “뼈를 깎는 행정의 예산 개혁 계기로 삼아 도민의 혈세를 꼭 필요한 곳에 필요한 만큼만 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재환기자 jungj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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