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일제소독도 실시… 충청 36개 시·군 백신 긴급접종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AI)의 확산을 막기 위해 가축 이동이 제한되고, 연말연시 전국적인 일제소독이 실시된다. 구제역은 4년 만에, AI는 9개월 만에 수도권 발병이 확인되면서 정부가 긴급방역에 나선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구제역 발생농장 반경 3㎞ 내의 축산농가와 도축장, 가공공장, 계류장 등 소와 돼지가 머무는 모든 시설에 대한 가축 및 차량의 이동을 제한한다고 30일 밝혔다. 9월 4일 이후 이동제한 조치가 풀린 AI에 대해서도 최근 발병 지역을 중심으로 이동제한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구제역은 3일 충북 증평군 돼지 사육농가에서 첫 발병 이후 충북 충남 세종 등 충청 지역 21개 농장으로 확산된 뒤 29일에는 도 경계를 넘어 경기 이천시 돼지농가에서도 발생했다. 수도권에서 구제역이 발병한 건 4년 만이다. 더구나 30일에는 경북 영천군 돼지농가에서도 구제역 의심 증상 돼지가 발견되는 등 전국 확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동안 잠잠했던 AI는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경기 성남시 모란시장에서 팔던 토종닭에서 발견되면서 전통시장 등 방역 취약지역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우선 구제역과 AI 발병 지역을 중심으로 이동제한 조치를 확대하고, 경기 강원 경북 등 구제역이 빈발한 충청 지역 인접 36개 시ㆍ군에 대해 백신을 긴급 접종하고 있다. 구제역 예방접종을 제대로 하지 않는 농가에 대해선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과 함께 정책자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의 불이익을 준다. 또 전통시장이나 야외식당에서 가금류를 파는 상인들이 가금유통상인 등록을 하지 않을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기로 했다. 31일에는 농식품부 차관보 주재로 가축방역협의회를 개최해, 구제역 추가 발생에 따른 대응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구제역 및 AI 발병으로 살(殺)처분된 돼지와 가금류는 이달 들어 각 2만2,853마리, 1만3,700마리다. 구제역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농가에 대해선 461건의 과태료가 부과됐다.
세종=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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