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영필(40ㆍKIA)은 한화에서 뛰던 2010시즌을 마친 뒤 자유계약선수(FA) 권리를 행사 했지만 그를 찾는 팀은 아무도 없었다. 당시 나이가 36세로 사실상 투수로서의 생명이 끝났다는 시선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최영필은 야구를 포기하지 않았다. 국내 리그에선 ‘미아’가 됐지만 1년 간 일본 독립리그에서 뛰며 재기를 꿈꿨다. 2012년 국내로 돌아와 SK에 입단했다가 다시 1년 만에 방출된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선동열 전 KIA 감독의 부름을 받아 반전의 서막을 열었다.
KIA는 30일 최영필과 올해 7,000만원에서 85.7% 오른 1억3,000만원에 2015시즌 연봉 재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2009년 한화에서 1억원을 받은 이후 6년 만의 억대 연봉 복귀다. 방출 이력이 있는 마흔을 넘은 투수가 억대 연봉을 받는 건 흔치 않은 경우다.
그만큼 최영필은 올해 KIA의 구세주와 다름없었다. 40경기에 등판해 53.2이닝을 소화하며 4승 2패와 14홀드, 평균자책점 3.19를 기록하며 불펜의 기둥으로 활약했다. 비록 팀은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지만 그나마 최영필이 없었다면 불펜은 붕괴 직전이었다. 1997년 현대에서 프로에 데뷔한 최영필은 18년 통산 41승58패14세이브에 평균자책점 4.91을 기록했다. 안정적인 컨트롤과 완급조절, 그리고 산전수전 겪은 경험으로 젊은 투수들의 강속구에 맞섰다. 녹슬지 않은 기량뿐 아니라 마운드 밖에서도 후배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한편 KIA는 투수 임준섭(25)과 3,500만원(58.3%)오른 9,500만원에, 심동섭(23)과 3,100만원(51.7%) 오른 9,100만원에 재계약했다. 내야수 박기남(33)은 11.1%오른 1억원에, 김민우(35)는 12.1%오른 9,3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반면 올해 4억5,000만원을 받은 내야수 이범호(33)는 5,000만원(11.1%) 깎인 4억원을 받기로 했고 서재응(37)은 2억원에서 40% 삭감된 1억2,000만원에 재계약했다. KIA는 이날까지 39명과 연봉 재계약을 마쳤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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