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패션연구소는 2014년 10대 패션산업이슈와 2015년 산업전망을 통해 새롭게 등장한 소비 트렌드인 P형 소비자에 주목했다. 원하는 제품을 구입하기 위해 오랜 시간 줄서기도 감수하고 심지어 프리미엄(Premium)을 붙여 더 비싼 값에 구입(Purchase)하는 것도 주저하지 않으며 자신만의 관점(Perspective)에 따라 열정(Passionate)과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나 상품에 적극적으로 참여(Participate)하고 제품의 소유(Possessive)를 통해 과시(Proud)하고 인정받기를 원하는 소비자가 바로 ‘P형 소비자’다.
MBC 예능 ‘무한도전’은 400회 기념으로 모자 브랜드 뉴에라와 협업해 스냅백(사이즈 조절부분이 똑딱단추로 되어있는 모자)을 한정 판매했다. 온라인 판매분은 단 2분만에 매진됐고, 클릭 전쟁에서 패한 이들은 오프라인 매장을 찾아나서야 했다. 2007년부터 제작해 온 무한도전 달력 역시 출시되자마자 사람들이 몰려 서버가 마비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제일모직과 YG엔터테인먼트가 함께 출시한 브랜드 ‘노나곤’은 양사의 만남으로 출범부터 큰 화제를 불러모았다. 특히 한국 중국 이탈리아의 편집매장에서 한시매장 형식으로만 판매하는 유통전략을 통해 소장가치를 높이자 P형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었다.
개인적 성향이 강한 P형 소비자는 활동 방식과 브랜드 경험의 깊이에 따라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진다. 첫째는 열정적인 극성 팬(Loyal Fandom)이다. 전자 책이나 인터넷상에서 음성이나 영상, 애니메이션 등을 실시간으로 재생하는 스트리밍의 확대로 사양사업이 될 것으로 예상했던 책이나 음반, DVD 같은 전통 매체들이 소장가치가 높아지며 일부는 오히려 과거보다 더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특히 마니아층이 두터운 게임의 경우 패키지나 초회판 특전 같은 차별적 요소가 P형 소비자들의 구미를 당기게 한다. 둘째는 소위 ‘대란’이라 불리는 경쟁(Participating in Competition)이다. 대학교의 수강신청부터 콘서트, 프로야구, 추석 열차표에 이르기까지 모든 온라인 예매 시스템은 필연적으로 승자와 패자를 나누게 된다. SNS와 온라인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 순위가 주목을 받으면서, 인기있는 아이템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자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출시 초기 별 관심을 받지 못했던 ‘모나미 153 볼펜 한정판’은 SNS와 검색순위에 올라온 지 몇 시간 만에 홈페이지가 마비될 정도로 관심을 받았고, 어린아이들과 소수의 키덜트들의 전유물이었던 맥도날드 해피밀의 ‘슈퍼마리오 피규어’는 수많은 직장인들을 맥도날드로 향하게 만들었다. 마지막은 역사적인 현장에의 몰입(Immersive Experience)이다. 삼성디자인넷의 몰입적 경험 보고서에 의하면 고객을 빠져들게 만드는 브랜드 경험은 브랜드에 대한 열정으로 연결될 수 있다. 록 페스티벌이나 콘서트에서 몰입의 경험이 브랜드 경험으로 확대, 관련제품이나 입장권이 날개 돋친 듯 판매되는 현상이 그것이다.
이 같은 P형 소비자들은 자신의 관점과 취향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격에 대해서는 민감하지 않다. 더불어 SNS를 비롯한 자기 과시 성향이 강해 유행을 타고 화제가 되는 상품을 선호한다. 결국 P형 소비자들에게 가치 있는 소비는 가격이나 다른 요소를 무시하게 만드는 극대화된 차별가치와 이슈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트렌디한 매력, 두 가지를 지녀야 한다. 더불어 이들이 보이는 열정적인 팬덤, 경쟁 심리, 몰입감을 활용해야 P형 소비자를 사로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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